롯데 선발진 안착해 2승 3패 평균자책점 3.92로 활약
제구 숙제 해결 위해 선발 등판 다음 날도 훈련 매진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지금 고민은 예전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죠.”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영건 이민석(21)은 요즘 하루하루가 꿈만 같다.
부산 출신 유망주는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소화하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만난 그는 “팀이 3등이고, 더 올라갈 수 있는 시즌에 팀에 보탬이 된다는 게 정말 기쁘다”며 “기회를 주신 감독님과 코치님께 감사할 일”이라고 했다.
이민석은 올해 13경기에 등판해 2승 3패, 평균자책점 3.92로 선발진 한 축으로 당당하게 활약 중이다.
66⅔이닝을 던져 평균 5이닝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그는 “올해는 선발진에서 자리 잡고 제 몫을 해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민석은 후반기 들어서도 꾸준하다.
지난달 20일 LG 트윈스전에서 6⅓이닝 2실점, 26일 KIA 타이거즈전 4이닝 3실점, 이달 1일 키움전 6이닝 2실점 등 비교적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간다.
다만 3경기에서 1패만 당하며 승운은 따르지 않았다.
이민석은 볼넷 허용을 숙제로 꼽으며 “후반기에 마음에 드는 경기는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후반기 세 경기에서 각각 3개, 3개, 5개의 볼넷을 내줘 “제구가 문제”라고 인정했던 그는 “결과만 보면 잘 던졌다고 할 수도 있는데, 볼넷이 많아져서 코치님과 한창 조정 중”이라고 했다.
이민석은 고민만 하지 않았다. 곧바로 몸으로 움직이며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자 했다.
그는 선발 등판 다음 날에도 변함없이 훈련을 소화한다.
보통 선발 투수는 등판 다음 날 휴식하지만, 이민석은 다른 날과 다를 것 없이 훈련한다.
이민석은 “솔직히 힘이 떨어지는 게 느껴지긴 한다. 경기 후 구속이나 데이터를 보면 알 수 있다”면서도 “지금은 열심히 운동하며 제게 맞는 걸 찾아가는 게 우선”이라고 힘줘 말했다.
선발 등판 다음 날 주로 소화하는 훈련은 캐치볼이다.
이민석은 “정답이 있는 건 아니라서, 매일 공 던지면서 제 것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되지 않을까 싶다. 마음에 들 때까지 계속 훈련한다”고 했다.
1군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던 지난 시즌을 돌아보면, 지금 고민은 행복한 고민이다.
이민석은 “지금 고민은 예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욕심이 많이 생기고, 눈높이도 높아졌다”고 했다.
그의 마음속엔 늘 2017년의 기억이 남아 있다.
당시는 롯데가 정규시즌 3위를 차지하고 가을야구에 마지막으로 진출했던 해다.
중학교 2학년이던 이민석은 “표를 못 구해서 직관은 못 하고 TV로 다 봤다”며 “준플레이오프에서 NC에 바로 떨어져서 너무 속상했다”고 회상했다.
그로부터 7년, 10대 소년에서 20대 초반의 꿈에 그리던 야구 선수가 된 그는 가을야구 선발 등판을 꿈꾼다.
이민석은 “아직 포스트시즌(PS) 진출이 확정은 안 됐지만, 만약 간다면 정말 한 경기라도 선발로 던져보고 싶다. 진짜 소원”이라며 “처음 롯데에 지명받았을 때부터 계속 상상했던 장면”이라고 했다.
순위표도 하루에 한 번씩 체크한다.
이민석은 “형들은 ‘보지 말고 우리 것만 하자’고 하시는데, 솔직히 매일 확인한다”면서도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 9회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을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려 한다. 3등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볼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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