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김유민 기자) 정말 ‘우주의 기운’이 LG 트윈스에게 오고 있는 것일까.
LG는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원정경기에서 6-3, 7회 강우콜드 승리를 거뒀다.
1선발 요니 치리노스가 삼성 타선에 선취점을 내줬다. 1회말 선두타자 박승규를 범타 처리한 뒤 김성윤에게 볼넷, 구자욱에게 우전안타를 맞고 위기를 자초했다. 이어진 타석 르윈 디아즈와 8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좌중간 적시 2루타를 허용해 실점을 떠안았다.
2회말에도 1사 후 김도환에게 안타, 이재현에게 볼넷을 내줘 득점권 위기를 맞았다. 이후 김성윤의 타석에서 나온 강한 땅볼 타구를 2루수 신민재가 다이빙캐치로 처리하려다 공이 뒤로 흘렀다. 그 사이 3루 베이스를 돈 김도환이 홈까지 파고들었다.
LG는 3회초 삼성 선발 헤르손 가라비토가 흔들리는 틈을 타 추격에 나섰다. 1사 후 박해민과 신민재가 연속 볼넷, 문성주가 몸에 맞는 볼로 걸어 나가 베이스를 가득 채웠다. 후속타자 김현수가 유격수 방면 땅볼로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삼성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선두타자 김도환이 안타로 출루하자, 후속타자 이재현과 박승규가 연속 희생타로 주자를 3루까지 옮겨 놨다. 이어진 타석 김성윤의 땅볼에 유격수 오지환의 포구 실책이 나오면서 LG가 허무한 실점을 떠안았다.
1-3으로 뒤진 5회초 LG도 상대 수비진의 허술함을 파고들며 역전을 일궈냈다. 선두타자 신민재와 김현수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1사 1, 2루에서 문보경이 추격의 적시타를 터트렸다. 박동원이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난 뒤 오지환이 볼넷을 골라 나가며 베이스를 가득 채웠다.
이어진 타석 구본혁의 강한 땅볼 타구가 나왔다. 2루수 류지혁이 타구를 잘 건져냈으나, 2루 베이스 앞 주자를 태그하는 과정에서 공을 놓쳤다. 그사이 앞선 주자 두 명이 홈을 밟아 4-3으로 경기가 뒤집혔다.
치리노스는 5회말 1사 1, 2루 위기에서 박병호에게 5-4-3 병살타를 유도해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무리했다.
LG는 7회초 오지환의 솔로홈런, 신민재의 적시타로 2점을 더 추가했다. 6회말 마운드를 이어받은 함덕주가 이닝을 삼자범퇴로 마무리했고, 7회말에 올라온 이정용도 위기를 병살타로 극복하며 실점 없이 1이닝을 막아냈다.
8회에 돌입하기 전 경기 중반부터 떨어지던 빗방울이 굵어져 우천 중단이 선언됐다. 45분 간의 기다림에도 비는 잦아들지 않았고, 결국 오후 9시36분경 강우콜드로 경기가 종료됐다.
LG는 지난달 말 KT 위즈와 홈 3연전에 이어 이번 대구 원정까지 쓸어 담으며 6연승을 달렸다. 같은 날 광주에서 우천으로 경기를 치르지 못한 1위 한화 이글스의 격차도 ‘0경기’로 좁혔다. 다만 승률이 모자라 공동 1위로 올라서진 못했다.
경기 후 염경엽 LG 감독은 “많은 위기가 있었지만 치리노스가 선발로서 자기 역할을 잘해줬다. 함덕주와 이정용이 자기 이닝을 책임져주며 승리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마운드의 활약에 박수를 보냈다.
김진성, 장현식, 유영찬으로 이어지는 LG 필승조는 앞선 연투로 인해 이날 경기에 등판할 수 없었다. 경기에 앞서 염 감독은 ‘플랜 B’ 불펜들의 활약이 필요함을 강조했는데, 함덕주와 이정용이 그 기대에 부응했다. 궂은 날씨마저도 LG의 편이었다.
염 감독은 이어 “타선에서 문보경의 타점으로 추격의 발판을 만들었고, 상대의 실책으로 역전을 하면서 경기의 흐름을 우리 쪽으로 가져올 수 있었다”며 “추가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오지환의 홈런과 신민재의 타점으로 좀 더 여유 있는 불펜 운영을 할 수 있었다. 매 경기 집중력을 발휘하며 역전승을 만들어 주는 선수단 전체를 칭찬해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염 감독은 경기 전 오지환을 두고도 “앞으로 더 잘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오지환은 2경기 연속 대포로 응답했다.
궂은 날씨에 지방 원정에 함께한 팬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날 삼성라이온즈파크는 시즌 41번째 만원 관중을 달성했다. 원정 응원석을 가득 메운 LG 팬들은 우천으로 경기가 중단된 후에도 자릴 지키며 응원을 이어갔다. 염 감독은 “오늘 비가 많이 오는데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주신 우리 팬들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며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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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민 기자 k4894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