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손아섭이 한화 이글스의 아킬레스 건을 해결할 수 있을까.
올해 KBO리그 선두 한화가 NC 다이노스의 프로야구 최고 수준 교타자 손아섭을 전격 영입한 가운데, 그가 한화 타선의 주요 고민 중 하나인 지명타자 부재를 풀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손아섭은 외야수가 주포지션이지만 1988년생으로 나이가 37살에 이르고 현재 부상 중이다보니 한화가 그를 지명타자로 활용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다른 9개 구단의 경우 간판급 타자들이 지명타자를 맡아 타선에 활력소를 불어넣거나 상대를 긴장시킨다.
반면 한화에선 고정된 지명타자 없이 타격감이 온전치 않은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나오는 경향을 드러냈다.
한화와 NC는 트레이드 마감일인 지난달 31일 “손아섭이 한화로 옮기는 대신 NC는 현금 3억원과 2026년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을 받기로 합의했다”고 동시에 발표했다.
트레이드 발표 시간이었던 오후 8시 정각에 한화는 삼성 라이온즈와 홈 경기를 치르고 있었다. NC는 롯데 자이언츠와 원정 경기를 벌이는 중이었다. 마감 시한을 4시간 앞두고 소문 무성했던 한화의 트레이드 건이 터졌다.
한화는 “가을 야구 진출할 경우 손아섭의 가세가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트레이드를 단행했다”며 “손아섭이 성실하고 철저한 자기 관리를 통해 선수 경력 내내 꾸준한 활약을 보이는 점 역시 팀 내 젊은 후배들에게 모범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시즌 선두를 달리며 1999년 이후 처음으로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석권을 노리는 한화는 우수한 타격 능력과 큰 경기 경험을 갖춘 손아섭을 영입해 화력을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손아섭은 이번 시즌 240타수 72안타를 치며 타율 0.300, 33타점을 기록하는 중이다. 2007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데뷔해 2022년 FA 자격으로 NC에 둥지를 틀었다. 올해 FA계약이 끝난다.
프로 통산 타율 0.320, 홈런 181개, 타점 1069개를 올렸으며 특히 안타는 2583개를 때려 KBO리그 역대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
일단 손아섭은 외야수가 주포지션이기 때문에 한화의 외야 약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받는다.
한화는 중견수 등 외야수들의 수비가 불안해 올시즌 여러 차례 지적을 받았다. 지난 6월 대체 외국인 선수 신분으로 한화에 입단한 뒤 정식 계약을 이끌어낸 도미니카공화국 타자 루이스 리베라토가 최근 외야에 서고 있으나 준수한 공격력에 비해 수비는 기복이 심하다는 평가다.
그런 상황에서 손아섭의 합류는 한화 입장에서 반길 수 있다. 손아섭은 올해 우익수(39경기), 지명타자(20경기), 좌익수(8경기) 순으로 출전했다.
다만 손아섭은 지난 24일 옆구리 근육 이상으로 1군에서 제외돼 한화 소속으로 경기에 나오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수 있다.
그러다보니 손아섭의 몸상태가 돌아오면 외야수보다는 타격만 수행하는 지명타자로 나설 가능성도 꽤 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명타자 역시 한화 입장에선 골칫거리로 남아 있다.
한화를 제외한 9개 구단의 지난달 31일 경기 지명타자만 봐도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박동원(LG), 전준우(롯데), 최정(SSG), 안현민(KT), 최형우(KIA), 르윈 디아즈(삼성), 박건우(NC), 제이크 케이브(두산), 송성문(키움) 등이 한화를 제외한 9개 구단의 지명타자로 나섰다.
이 중 최정이 타율 0.212로 고전하고 있지만 시즌 홈런을 14개를 때려냈고, 또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 보유자란 점에서 무게감을 간과할 수 없다. 박건우 역시 올시즌 타율 0.267로 주춤하지만 KBO리그 통산타율 1위라는 점에서 상대가 경계할 만한 타자다.
다른 타자들은 타율과 홈런, 타점, 최다안타 등에서 나름대로 두각을 나타내며 지명타자의 효율성을 증명하는 중이다.
반면 한화는 올시즌 극도의 부진에 빠진 안치홍이 최근 1군으로 다시 와서 며칠간 지명타자로 나섰고, 그 전엔 최인호, 김태연 등이 맡았다.
안치홍이 31일 삼성전에서 3안타를 쳤지만 아직도 타율이 0.175에 불과하다. 김태연이 7월 들어 타율 0.447로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우익수로 최근 나선다. 수비 부담 줄이면서 타격감 회복해야 하는 타자들이 나서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한화 입장에선 재활 중인 손아섭을 외야수로 활용하면 좋지만 남은 3달간 지명타자로 타격만 제대로 해내도 정규시즌 막바지 순위 경쟁, 그리고 포스트시즌에서 더 바랄 게 없는 상황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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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