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대의 폐암 수술, 성과 좋아졌지만 병원 간 격차는 여전

고령화 시대의 폐암 수술, 성과 좋아졌지만 병원 간 격차는 여전

  • 고령화가 심화하면서 폐암 환자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폐암은 고령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암으로, 노년 인구가 늘어날수록 수술 건수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다.

    대한암학회 공식 학술지인 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7월호에 게재된 삼성서울병원 흉부외과 박성윤·양현석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지난 14년간 폐암 수술 환자의 생존율은 높아지고, 입원 기간은 단축되는 등 치료 성과가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특히 최소 침습 수술과 폐 보존 수술이 확대되며 수술 후 사망률과 입원 기간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같은 발전에도 불구하고 수술 접근성과 성과에서 병원 간 격차는 여전히 존재하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고령화에 대응한 수술 변화…성과는 개선

    연구팀은 2010년부터 2023년까지 국내 19개 상급종합병원에서 폐암 수술을 받은 환자 4만 4,500여 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폐 전체를 절제하는 ‘폐전절제술’ 비율은 2010년 13.9%에서 2023년 4.2%로 감소했고, 폐 일부를 절제하는 ‘폐분절절제술’은 같은 기간 1.1%에서 15.4%로 크게 증가했다. 이는 고령화에 대응해 폐 기능을 보존하고 수술 부담을 줄이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수술 후 치료 성과도 향상됐다. 30일 내 사망률은 2010년 2.45%에서 2023년 0.76%로 줄었고, 입원 기간은 14.5일에서 8.4일로 단축됐다. 연평균 변화율(APC)을 적용하면 사망률은 연 -8.32%, 입원 기간은 -3.68%씩 감소해 수술의 안전성과 효율성이 모두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 기법도 큰 변화를 보였다. 2010년에는 전체 수술의 78.8%가 개흉술이었지만, 2023년에는 흉강경 수술이 57.2%, 로봇 수술이 15.3%를 차지하면서 최소 침습 수술이 주류로 자리 잡았다. 특히 고령 환자일수록 침습도가 낮은 수술 기법이 더 많이 활용되는 경향이 뚜렷했다.

    병원 간 성과 격차…전국 단위 관리 체계 필요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모든 병원에서 일관되게 나타난 것은 아니었다. 수술 기법, 사망률, 입원 기간 등 주요 지표에서 병원 간 유의한 격차가 존재했으며, 이는 의료기관의 규모, 지역, 환자군 구성 등 복합적 요인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전국 단위의 폐암 수술 레지스트리(registry)가 없다 보니 의료 질 개선을 위한 체계적 관리가 어렵다”며 “진료권역별 성과 격차에 대응하려면 국가 수준의 수술 성과 관리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수술량이나 기술 변화에 머무르지 않고, 치료 성과와 제도적 과제를 함께 조명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실제로 미국과 일본은 공공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소 침습 기법과 폐 기능 보존 전략의 성과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일본은 일본흉부외과학회와 국립암센터를 중심으로 흉강경 폐절제 수술의 안전성과 성과를 관리하고 있으며, 미국은 STS(미국흉부외과학회)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수술 질을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폐암은 국내 암 사망률 1위 질환이자, 고령화로 인해 수술 환자군의 특성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 분야다. 이번 대규모 분석이 단순히 과거 수술 통계를 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향후 진단부터 수술, 재활까지 전 주기의 의료 질 향상으로 이어지려면 민관의 협력이 병행돼야 한다. 무엇보다 전국 단위의 수술 성과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같은 기반 조치가 선행돼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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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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