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연애 예능부터 이혼 상담·버라이어티까지 비연예인을 전면에 내세운 프로그램들이 방송가를 빠르게 점유하고 있다. 출연자들의 ‘공감 코드’로 시청자들을 몰입시키고, 연예인보다 낮은 출연료로 제작비 부담까지 줄일 수 있어 방송가의 단골 소재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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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솔로’ 인기에 ‘이숙캠’까지 소재도 각각
SBS ‘짝’을 탄생시킨 남규홍 PD는 일반인 예능을 연이어 제작하고 있다. ENA, SBS Plus ‘나는 솔로’가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나는 솔로’는 일반인 남녀가 출연해 짝을 찾는 프로그램으로 다수의 커플을 탄생시켰다. 이후 남 PD는 ‘나는 솔로’ 출연자들로 스핀오프 프로그램 ‘나는 솔로-사랑은 계속된다’, ‘지지고 볶는 여행’까지 제작하며 세계관을 확장했다.
넷플릭스도 ‘솔로지옥’에 이어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를 공개하며 일반인 연애 예능을 이어가고 있다. 이혼남녀가 출연하는 MBN 일반인 연애 프로그램 ‘돌싱글즈’도 시즌7까지 제작되며 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연애뿐 아니라 이혼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도 많아지고 있다.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JTBC ‘이혼숙려캠프’는 갈등을 겪는 부부가 출연해 솔루션을 받고, 이혼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매회 새로운 일반인 부부가 등장해 사적인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이 외에도 넷플릭스 ‘대환장 기안장’, SBS ‘틈만 나면,’,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등에서도 일반인 출연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거나 일상을 공개하고 있다.
◇‘현실감’ 원하는 시청자, ‘책임감’ 필요한 제작자
방송가에서 일반인 출연자를 내세운 프로그램이 많아지는 이유는 시청자들이 원하는 ‘리얼리티’를 가장 잘 충족시켜주기 때문이다. 최근 시청자들은 연예인에 대한 환상보다는 현실적이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선호한다. 이에 맞춰 섭외의 우선 대상도 바뀐 것이다.
제작비 상승과 광고 시장 위축 속에서 출연료가 낮은 일반인을 기용하는 것은 제작비 절감 차원에서도 장점이 된다.
그러나 부작용도 적지 않다. 검증이 부족한 만큼 과거 논란이 뒤늦게 드러나거나 방송 출연 이후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실제로 ‘나는 솔로’ 출연자 중 일부는 성폭행 혐의로 구속되거나 폭행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는 등 사건에 연루됐다.
한 예능국 관계자는 “일반인 출연자들은 검증이 덜 됐다는 리스크가 있지만, 시청자들이 원하는 현실적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전달자”라며 “연예인 중심 버라이어티, 리얼리티보다 제작비는 절감되고 몰입의 효과는 높다는 장점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일반인 출연자는 소속사와 영향력을 지닌 연예인보다 자기 보호 능력이 약하다. 제작진의 ‘악마의 편집’에 피해를 입거나 과거 논란이 불거질 위험도 크다”며 “그럼에도 요즘 시청자들이 원하는 ‘우리 이야기’,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보여줄 수 있는 인물들인 만큼 더 철저한 검증과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제작진이 기획 의도에 충실하게 방송을 제작·편집하고, 일반인 출연자를 보호해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