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치료제 이토베비(성분명 이나볼리십)가 PIK3CA 유전자 변이 양성, 호르몬 수용체 양성(HR+), 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 음성(HER2-) 유방암 환자 대상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고 한국로슈가 30일 밝혔다.
이토베비는 로슈가 호르몬 수용체 양성 영역에서 처음 선보인 유방암 표적 치료제다. 2024년 5월 미국 FDA 혁신 치료제로 지정됐고 같은 해 10월 FDA 승인을 받았다.
이번에 허가를 받은 적응증은 ‘수술 후 보조내분비요법 중 또는 완료 후 12개월 이내 재발한 HR+, HER2- 및 PIK3CA 유전자 변이가 확인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이며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팔보시클립 및 풀베스트란트와 함께 투여하는 조건이다.
CDK4/6 억제제 치료 경험이 있는 경우 CDK4/6 억제제 치료 종료 후 12개월을 초과해야 하며, 폐경 전 및 남성 환자의 경우 LHRH 길항제를 함께 투여한다.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 중 약 60%를 차지하며, 이 중 약 40%가 PIK3CA 유전자 변이를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PIK3CA 변이의 활성화는 PI3K 신호전달 경로의 조절 이상으로 이어져, 기존 치료만으로는 충분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예후가 불량한 경우가 많다.
이번 허가는 이토베비의 임상적 유용성과 안전성을 확인한 3상 임상 ‘이나보120(INAVO120)’ 연구를 기반으로 이루어졌다. 수술 후 보조내분비요법 중 또는 완료 후 12개월 이내에 질병이 진행되고, 이전에 전신 요법을 받은 적 없는 HR+, HER2- 및 PIK3CA 변이가 확인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 161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이다.
이토베비와 팔보시클립 및 풀베스트란트를 병용 투여한 결과, 대조군(n=164)인 위약과 팔보시클립 및 풀베스트란트 병용 투여 대비 유의미한 전체 생존(OS) 혜택을 확인했다.
중앙추적관찰기간 34.2개월 시점에 이토베비 치료군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34개월이었으며(95% CI, 28.4-44.8), 환자의 사망 위험이 33% 감소했다(HR=0.67; 95% CI, 0.48-0.94; P=0.02). 반면, 대조군(중앙추적관찰기간 32.3개월 시점 기준)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27개월이었다(95% CI, 22.8-38.7).
또 이토베비 치료군의 무진행 생존기간(PFS, progression-free survival) 중앙값은 17.2개월로 대조군의 7.3개월 대비 2배 이상이었으며, 질병의 진행 및 사망 위험이 5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HR=0.42, 95% CI, 0.32-0.55). 객관적 반응률(ORR, objective response rate) 역시 이토베비 치료군이 62.7%(95% CI, 54.8-70.2)로, 대조군의 28%(95% CI, 21.3-35.6) 대비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INAVO120 연구를 이끈 서울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임석아 교수는 “PIK3CA 변이는 종양의 성장을 촉진하여 질병을 빠르게 진행시키므로 불량한 예후로 이어질 수 있어 그동안 새로운 치료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컸던 분야”라며 “이토베비는 INAVO120 연구를 통해 PIK3CA 변이를 가진 환자들을 대상으로 기존 표준요법 대비 두배 이상의 무진행 생존기간 연장과 더불어 PI3K 억제제 가운데 유일하게 전체 생존기간(overall survival) 연장을 확인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