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주장 손흥민(오른쪽)과 부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아스널과 프리시즌 ‘친선 북런던 더비’를 하루 앞둔 29일 홍콩 카이탁 스타디움에서 몸을 풀고 있다. 사진출처|토트넘 홋스퍼 페이스북
토마스 프랑크 토트넘 감독은 29일 하루에만 2차례 각각 다른 채널을 통해 손흥민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출처|토트넘 홋스퍼 페이스북
“소니(손흥민 애칭)는 항상 골을 넣는 선수다. 최고의 선수들을 활용해야지.”
프리시즌 아시아 투어를 시작한 토트넘(잉글랜드) 토마스 프랑크 감독(덴마크)이 ‘리빙 레전드’ 손흥민(33)에 대해 다시 한 번 입을 열어 자신의 플랜 안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토트넘은 31일 홍콩 카이탁 스타디움에서 아스널(잉글랜드)과 ‘북런던 더비’를 치르고 한국으로 이동해 뉴캐슬(잉글랜드)과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대결한다.
프랑크 감독은 29일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은 과거 10년 간 토트넘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는 언제나 골을 넣는다. 그런 기회 속에 계속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25~2026시즌을 앞두고 지휘봉을 잡은 신임 사령탑이 특히 주목한 부분은 손흥민의 멀티 포지션 수행 능력이었다. 그는 최전방부터 공격 2선 전지역을 커버할 수 있다. “손흥민은 왼쪽 날개로 대단한 성공을 거뒀다. 또 9번(스트라이커)으로도 환상적 플레이를 했다”고 평가한 프랑크 감독은 “2개 이상 포지션에서 뛰는 선수를 보유하는 것은 팀에게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최고의 선수들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묘한 타이밍이다. 토트넘과 계약기간이 1년 남은 손흥민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와 깊이 연결된 상태다. 단순 접촉 단계가 아닌, 성사 직전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할 정도로 이적 작업이 급물살을 탄 분위기다. LAFC가 ‘8월 내 영입’을 목표로 박차를 가하고 있고 구단 간의 이적료 협상이 진행 중이며 동시에 선수와 개인조건까지 협의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심지어 프리시즌 투어가 고별 무대라는 얘기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프랑크 감독이 손흥민에 대한 가치를 새삼 높이 평가하자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일각에선 아시아 투어 흥행을 위한 ‘립서비스’로 보는 반면, 실력과 리더십, 마케팅 등 모든 요소를 두루 고려한 ‘잔류 요청’ 메시지라는 시선도 있다.
그런데 프랑크 감독이 손흥민에 대해 직접 언급한 것은 기자회견만이 아니다. 이날 업로드된 미국 유명 유튜브 채널 ‘맨인블레이저스’와 독점 인터뷰를 통해 “손흥민이 다음 시즌에도 중요한 역할을 해주리라 본다. 좋은 멘탈리티로 열심히 훈련하며 동료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며 엄지를 세웠다. 유튜브 촬영은 며칠 전에 이뤄졌겠으나 결과적으로 29일 하루에만 2차례나 손흥민을 향한 애정공세를 펼친 셈이다.
당연히 ‘손흥민 거취’ 이슈는 더욱 혼란스러워졌다. 적절한 제안이 있다면 선수와 토트넘이 헤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했으나 프랑크 감독의 코멘트로 인해 ‘잔류 가능성’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실제 영국 매체들은 ‘손흥민 그 후’의 토트넘을 걱정하는 눈치다. 한국과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손흥민이 떠나면 토트넘은 매년 보장됐던 6000만 파운드(약 1116억 원)의 수입을 잃을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아예 “LAFC가 손흥민을 얻는다면 그야말로 ‘잭팟’이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Copyright © 스포츠동아.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