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이 2025년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북미 자회사 언노운월즈의 차기작 ‘서브노티카2’가 내부 기준에 미달하며 경영진 전면 교체라는 이례적 조치를 단행했고, 이와 관련된 해명이 컨퍼런스콜 내내 이어졌다.
크래프톤은 29일 진행한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2025년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1조 5,362억 원, 영업이익 7,033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9%, 9.5% 증가한 수치로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2분기 실적은 매출 6,620억 원, 영업이익 2,46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연초 계획에 부합하는 수준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PC 부문은 ‘배틀그라운드’의 라이브 서비스 강화와 콘텐츠 다각화, 모바일 부문은 성장형 스킨 및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의 현지화 전략이 주효했다. 하반기에는 ‘에스파’, ‘부가티’ 등과의 콜라보레이션, 신작 ‘PUBG: 블라인드스팟’의 게임스컴 공개, ‘프로젝트 블랙버짓’의 알파 테스트 등 배틀그라운드 IP 확장을 이어간다.
그러나 시장의 관심은 ‘서브노티카2’로 집중됐다. 크래프톤은 해당 타이틀이 내부적으로 설정한 주요 마일스톤을 달성하지 못했으며, 기존 경영진이 콘텐츠 보완 요청을 거부하고 출시를 강행하려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영진 3인을 전면 교체하고, 개발진이 전념할 수 있도록 새로운 대표를 선임했다. 개발팀의 이탈은 없으며, 얼리 액세스를 목표로 개발 중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배동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기존 경영진으로는 게임 완성도를 충족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해 교체를 단행했다”며 “수준 미달의 작품을 출시하는 대신 기대를 넘어설 수 있는 방향으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또 “IP를 살리고 기업 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해당 조치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오진호 최고글로벌퍼블리싱책임자(CGPO)는 “서브노티카2는 출시 일정을 내년으로 미뤘지만, 플레이어의 눈높이에 맞춘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개발 목표 관리에 대한 우려는 이해하나, 유저 만족도를 기준으로 마일스톤을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부 질문에서는 ‘서브노티카2’와 크래프톤의 자체 제작 게임 ‘인조이(inZOI)’의 비교를 두고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크래프톤은 인조이가 높은 자유도를 기반으로 한 싱글 패키지 게임이며, 유저 피드백을 전제로 설계된 게임이라는 점을 들며 차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오진호 CGPO는 “인조이는 30년 이상 갈 수 있는 게임”이라며, “심즈가 25년 된 IP인 것처럼, 장기적 흥행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조이’는 올해 스팀에서 100만 장 이상 판매되며 흥행 성과를 입증했다. 오 CGPO는 “2025년 스팀에서 100만 장 이상 판매된 게임은 1% 미만”이라며 “이는 매우 의미 있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크래프톤은 ‘인조이’를 장기 서비스형 퍼블리싱 모델로 육성하고 있으며, 지역 맞춤형 전략과 커뮤니티 기반 소통 구조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틀그라운드’ 트래픽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이에 대해 크래프톤은 “2분기는 계절적 요인으로 트래픽이 감소하는 시기이며, 수년간 같은 추세를 보여왔다”고 해명했다. 이어 “연초 계획과 비교하면 건강한 수준의 트래픽을 유지하고 있으며, 3분기 진행 중인 ‘에스파’ 콜라보 효과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크래프톤은 중장기적으로 ▲13종 이상의 신작 파이프라인 운영 ▲’눈물을 마시는 새’ 기반 ‘프로젝트 윈드리스’ ▲’팰월드 모바일’ 등의 글로벌 퍼블리싱 전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2029년 연매출 7조 원 달성을 목표로 개발 인프라, 내부 제작 스튜디오, 2nd Party Publishing 체계 정비 등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실적 호조와는 별개로, 크래프톤의 신작 전략과 내부 개발 관리 방식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배 CFO는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서는 “내년 신년 이사회 즈음해 새로운 방안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