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폭염에 축산 농장 ‘비상’… 임시방편에 숨 못 쉬는 가축들

연이은 폭염에 축산 농장 ‘비상’… 임시방편에 숨 못 쉬는 가축들

폭염 관리 중인 도내 양계농가. 경기일보DB

 

경기도 전역이 40도에 육박하는 불볕더위가 지속되면서 닭, 돼지 등 가축들의 집단 폐사가 잇따르고 있지만 경기도 지원책은 임시방편에 불과해 농장주들이 피해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27일까지 도내 폭염으로 인한 축산 농가 피해는 252농가에서, 8만1천77마리로 집계됐다. 피해 가축별로 살펴보면 닭이 53농가에서 7만8천867수가 발생했으며 돼지가 190농가, 2천210두다.

 

피해가 가장 많은 지역은 파주시로 1만8천마리로 집계됐다. 이어 여주시 1만2천마리, 화성특례시 8천마리 순 등으로 확인됐다.

 

이번 폭염에 대비하기 위해 도는 지난 6월까지 축산 농가를 대상으로 예산 6억6천만원 상당의 66t(톤) 면역 증강제를 공급하고 755곳에 대해 차단막 설치, 환풍기 등 시설 개선 작업을 진행했다.

 

다만 냉방시설, 카메라를 통한 원격 감시 체계인 ICT(정보통신기술), 온도 관리 센서 등을 설치하는 축사시설 현대화 사업은 올해 20곳에 그쳤다.

 

상황이 이렇자 축사시설 현대화 사업 대상에 선정되지 못한 농장주들은 극심한 폭염으로 도의 지원에 실효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토로한다.

 

화성특례시 남양읍에서 20년째 양계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김남도씨(61)는 “에어컨이나 환풍기도 없어 온도가 쉽게 떨어지지 않아 닭들이 속수무책으로 쓰러지고 있다”며 “이번 여름 시에서 차단막을 설치해줬지만 하루에 100마리가 폐사하는 등 효과를 느끼지 못하고 있어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례적인 폭염이 지속되는 만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임시 조치가 아닌 냉방 시설, 자동환기 시스템 등이 갖춰질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김재홍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닭의 경우 털이 촘촘하게 쌓여 있고 땀샘이 없어 입을 벌려 체온을 배출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폭염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재래식 축사의 경우 열 배출이 쉽지 않아 쿨링 패드 설치, 안개분무기 사용으로 온도를 낮추거나 에어컨 설치 등 냉방 시설이 갖춰질 수 있도록 환경이 개선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매년 20만마리 정도 폐사가 지속되다 보니 대책 차원에서 해마다 20여곳에 대한 축사시설 현대화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면서도 “국비가 50억으로 한정적인 반면, 수요는 10배 정도 많아 사업비 부족으로 지원에 어려움이 따른다”고 설명했다.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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