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S라인’으로 새로운 도전을 마친 안주영 감독이 소감을 전했다.
엑스포츠뉴스는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포스트타워에서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S라인’ 안주영 감독과의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S라인’은 성적 관계를 맺은 사람들 사이에 이어지는 붉은 선, 일명 S라인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금지된 욕망과 숨겨진 진실이 드러나는 판타지 스릴러.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드라마 연출에 나선 안주영 감독은 “작품을 다 찍고 언제 나올지 모르는 불투명한 상황도 있었는데, 작품이 다 공개되어 시원섭섭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드라마화 작업 과정에서 동명의 웹툰을 집필한 꼬마비 작가와는 별다른 소통이 없었다는 안 감독은 “작가님께서 (작품이) 드라마로 넘어간 다음에는 작가님 본인이 건드실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하셨다고 해서, 어떤 식으로든 작품을 해석하는 것에 대해서는 가이드라인이나 이런 말씀을 해주신 건 없다”고 밝혔다.
원작의 프리퀄격으로 작품을 연출한 이유에 대해 그는 “모두가 S라인을 보게 되는 상황을 이미지적으로 보여주는 게 힘들 거 같다고 생각해서 일부만 볼 수 있는 프리퀄로 가는 게 어떨까 했고, 그 중에 일부만 볼 수 있는 매개체가 옮겨다니는 식으로 가면 어떨까 싶어서 그렇게 작업했다”며 “마지막은 원작처럼 모두가 보게 되는 세상으로 끝난다는 건 처음부터 정해져있었고, 거기까지 가는 과정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극중 중요한 매개체로 등장하는 ‘S라인’을 연출하는 점이 어려웠다는 안 감독은 “아무래도 선이 어떻게 보일지 질감 조절하는 게 오래 걸렸다. 너무 붕 떠있는 레이저처럼 보여도 안 될 거 같고, 매트한 질감으로 가면 선이 잘 안 보인다”며 “그 중간 정도의 질감을 찾기를 원했고, 후반에서도 음악도 마찬가지고 에피소드마다 톤들이 다르기 때문에 얼마나 통일성을 갖고 가면서 개성을 살릴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전반적인 연출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아무래도 저희가 찍으면서는 (S라인을) 볼 수 없지 않나. 그 라인이 들어갈 것이다라는 걸 감안해서 찍고 편집하면서도 프레임 안에 선 하나가 들어가면 프레임이 달라보이는 현상이 일어나더라. 그걸 조절하는 게 힘들었었다. 얼만큼 헤드룸을 줘야하는지, 괜찮겠지 했는데 선을 넣어보면 다른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많았다”고 이야기했다.
이와 함께 “각색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1부와 6부였다. 드라마를 시작하고 닫는 지점이 글을 쓰면서도 되게 어렵게 다가와서 두 부수에서 고민을 제일 많이 하고, 연출을 했었다”고 덧붙였다.
‘S라인’은 파격적인 결말로 인해 호불호가 크게 갈렸다. 이 때문에 시청자들로부터 거센 반응이 이어졌는데, 안 감독은 “어느 정도 예측하기는 했지만, 생각한 것보다는 조금 더 많이 혼란스러워하시는 것 같더라”면서도 “그래도 제일 좋은 건 배우분들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인상적이라는 반응이 제일 인상적이고 좋았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옴니버스였던 이야기를 묶으면서 가다보니 메인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부족하다고 느끼셨던 것 같다. 만약 (이야기를) 늘릴 수 있다면 현흡(아린 분)이나 규진(이다희)이나 한지욱 형사(이수혁)에 관한 얘기를 좀 더 가져가고 싶다. 마지막회가 갑자기 판타지로 가는 톤 변화를 당황해하시는 거 같아서 그런 요소를 조금 더 보여드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S라인’은 안 감독의 첫 번째 드라마 연출작. 그는 “작업하는 팀 자체는 영화하신 분들이 많아서 특별히 (영화와) 다르게 느껴지진 않았는데, 각본 작업도 하면서 느꼈던 건 확실히 긴 호흡도 그렇고 시작하고 닫는 것이 생각보다 힘들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영화는 한 호흡으로 끝날 수 있지만 드라마는 느낌이 다르고, 에피소드별로 분절된 게 많아서 각각의 에피소드를 살리면서 하나의 라인으로 가져가야하는 것이 생각보다 힘들었던 거 같다”고 털어놨다.
드라마 연출 뿐 아니라 여러 작업이 처음이었던 그는 “당연히 모든 작업의 결과물이 부족한 점이 느껴지는 건 있어서 아무래도 추후에 이렇게 판타지나 SF나 관련된 걸 하게 되면 톤 조절을 잘 해야겠다는 생각은 많이 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S라인’은 현재 대한민국을 비롯해 대만과 인도네시아, 태국 등지에서 공개된 상황. 그런데 이미 해외 SNS 플랫폼에서 사람들의 머리 위에 붉은 선을 그리거나 필터를 활용하는 영상이 유행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안 감독은 “놀랍던 게, 아직 (전반적으로) 공개가 안된 나라가 많은데 그런 밈들을 만들어내시더라. 그래서 사실 반 정도는 라인이 정확히 뭘 의미하는지 모를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고, 인연의 끈 정도로 해석하시는 분들이 많은 거 같았다. 그걸 가시화시켜서 라인을 만든다는 것에 재미를 느끼신 거 같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원래 ‘S라인’을 찍기 전에 준비하고 있던 영화가 있어서, 그걸 해보려고 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최근 영화 시장이 너무 어렵고 영화 자체를 많이 만들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각본은 완성된 상태고, 장르는 판타지 멜로”라면서 차기작에 대해 귀띔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사진= 웨이브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