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김유민 기자) 키움 히어로즈의 대체 외국인 선수 역할을 수행했던 호주 출신 라클란 웰스가 한국 무대 마지막 등판을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장식했다.
웰스는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4사사구 4탈삼진 3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웰스의 KBO리그 ‘고별전’이었다. 웰스는 기존 외국인 투수였던 케니 로젠버그의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로 키움에 합류했다. 키움 관계자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웰스에게 단기 계약 연장을 제안했으나, 개인 사정으로 귀국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웰스는 1회초 선두타자 황성빈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좋은 출발을 알렸다. 한태양과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으나, 후속타자 빅터 레이예스와 전준우를 연속으로 범타 처리했다.
2회초에도 선두타자 윤동희를 중견수 뜬공, 유강남을 1루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김민성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낸 뒤 정훈을 1구 만에 3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그사이 키움 타선은 롯데 선발투수 나균안을 상대로 3득점을 뽑으며 경기 초반 분위기를 몰고 왔다.
3회초 롯데의 반격이 나왔다. 1사 후 중전안타로 출루한 황성빈이 2루를 훔치며 웰스를 흔들었다. 웰스는 후속타자 한태양에게 좌중간 적시타를 내주고 첫 실점을 떠안았다. 이후 레이예스에게 유격수 땅볼, 전준우에게 1루수 뜬 공을 유도해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4회를 삼자범퇴로 넘긴 웰스는 5회초 동점을 허용했다. 선두타자 정훈과 황성빈의 안타로 1사 1, 2루가 됐다. 이어진 한태양의 타석에서 3구째 바깥쪽 체인지업이 포수 뒤로 빠져 주자가 모두 득점권으로 이동했고, 후속타자 레이예스에게 2타점 동점 적시타를 맞았다.
웰스는 6회초 선두타자 윤동희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후속타자 유강남의 번트 작전 실패로 손쉽게 아웃카운트 하나를 추가했지만, 김민성과 9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다시 볼넷을 내주며 득점권 위기에 몰렸다.
이미 95구를 던진 상황, 웰스는 포수 김건희와 마운드에서 이야기를 나눈 뒤 투구를 이어갔다. 정훈을 헛스윙 삼진, 전민재를 루킹삼진으로 잡고 자신이 만든 위기를 스스로 극복했다. 이날 웰스의 총투구수는 106구였다.
웰스는 3-3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7회말 이주형과 최주환의 적시타로 키움이 3점을 달아났다. 웰스에 이어 마운드에 등판한 필승조 조영건, 원종현, 주승우가 각각 1이닝씩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팀의 후반기 첫 승을 가져왔다.
웰스는 이날 경기 종료 후 “휴식 기간이 길어 컨디션이 좋았다. 전략을 세우기보다는 내가 가진 공의 장점을 믿고 스트라이크 존에 공격적으로 던졌다”며 “6회초 김건희가 올라왔을 때도 ‘공이 좋으니 믿고 던지자’고 이야기했고, 나도 그런 마음가짐으로 던졌다. 덕분에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이어 “지금 당장은 팀이 이겨서 기쁜 감정만 든다. 집에 가서 생각을 정리해보려 하는데, 한국에서의 6주, 팀원들과의 생활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열정적인 팬,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던 분위기, 무엇보다 좋은 동료들과 호흡을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좋았다”고 KBO리그 마지막 등판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한국을 떠나게 됐지만, 웰스가 KBO리그에 복귀할 가능성이 완전히 닫힌 건 아니다.
호주 국적의 웰스는 2026시즌부터 시행될 아시아 쿼터제의 영입 대상 1순위다. 몸 상태가 완전치 않은 상태에서 키움에 합류해 마지막 두 번의 등판에서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한국 무대에서도 공이 통한다는 걸 입증한 셈이다.
지난달 29일 고척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데뷔 첫 승을 따낸 웰스는 경기 후 “아시아 쿼터제가 내년부터 시행된다는 얘기는 들었다. 그러나 지금부터 아시아 쿼터를 대비해서 무엇을 보여 줘야겠다기보단, 다음 날 해야 할 것과 다음 경기 때 해야 할 것들에 조금 더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면서도 “좋은 기회가 주어지면 당연히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고척, 김한준 기자
김유민 기자 k4894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