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잠수함, 작년 英앞바다 훑고 가…가스관 ‘파괴 공작’ 우려”

“러 잠수함, 작년 英앞바다 훑고 가…가스관 ‘파괴 공작’ 우려”

작년 11월 러 ‘스파이선’ 아일랜드해 활동 때 동행

“유사시 가스관, 해저케이블 등 파괴 공작 가능성 우려”

러시아 ‘스파이선’ 얀타르호(오른쪽) 추적하는 영국 해군 군함

[영국 해군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작년 11월 러시아 ‘스파이선’이 영국과 아일랜드를 잇는 가스관을 조사하는 동안 수중에서 러시아 잠수함도 함께 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은 러시아가 자국 인근 해역에 설치된 가스관과 해저케이블 등 기반 시설 정보를 수집해 둔 뒤 유사시 파괴 공작에 나설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의 주말판 선데이타임스는 27일(현지시간) 국방 소식통을 인용해 작년 11월 ‘스파이선’으로 의심받는 러시아 선박 얀타르호가 아일랜드해에서 영국과 아일랜드를 연결하는 가스 파이프라인 조사를 하는 동안 러시아 잠수함 한 척이 밀착해 동행했다고 보도했다.

얀타르호가 영국과 아일랜드 사이의 좁은 바다인 아일랜드해에서 활동해 영국 해군이 근거리 추적 대응에 나선 것은 앞서 알려졌지만 당시 수중에 러시아 잠수함도 활동 중이었다는 내용은 당시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아일랜드해에는 영국과 아일랜드, 영국과 북아일랜드를 가로지르는 해저 가스관이 각각 연결되어 있다.

러시아 잠수함이 파괴 공작용으로 특별히 제작된 잠수함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영국 해군은 당시 러시아 잠수함을 쫓기 위해 자국 잠수함 한 척을 투입했다.

얀타르호가 지나간 뒤 영국 당국은 잠수부들을 수중에 들여보내 폭발물 설치 가능성을 점검했다.

영국에서는 러시아가 유사시 해저 가스관이나 해저 케이블 등 기반 시설을 폭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영국의 고위 국방 소식통들은 러시아가 영국과 아일랜드 인근 해역에서 ‘회색지대 작전(grey-zone operations)’을 강화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특히 아일랜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 아니고, 국방비 지출도 적은 국가라는 점에서 러시아가 아일랜드 인근 바다를 활동이 쉬운 곳으로 인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의 수중 작전은 약 50척의 특수 선박을 운용하는 심해연구국(GUGI)이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1만1천m 깊이의 심해까지 잠수할 수 있는 차세대 심해 잠수정 세르게이 바빌린도 건조 중이다.

얀타르호의 진입 사건 이후 영국은 아일랜드 측에 겨울철 가스관이 파괴될 경우 정전이 발생해 심각한 경제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를 전달했다.

아울러 유럽 군 당국은 러시아가 스파이 함정 활동을 통해 유럽 해군 함정과 항공기 통신을 감청하고, 나토와 동맹국들이 도발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파악하려는 의도 또한 가진 것으로 의심한다.

러시아가 아일랜드해에서 가스, 전력, 광섬유 케이블 등 기반 시설의 정확한 위치 파악에 나서자 영국은 이 해역에서 해상 초계 활동 빈도를 급속히 높여나가고 있다.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는 “이 모든 사안과 관련해 EU 회원국 및 영국과 긴밀한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며 “우리 사회와 현대 경제는 핵심 해저 인프라 시설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고도의 경계심을 갖고, 복원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cha@yna.co.kr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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