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시즌 최악의 부진을 겪은 양석환의 부활은 두산이 강타선을 구축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양석환(34)의 2025시즌은 악몽과도 같았다. LG 트윈스에서 두산으로 이적한 첫해(2021년)부터 4연속시즌 20홈런을 쳐내며 거포로서 입지를 굳혔고, 2024시즌에는 생애 첫 단일시즌 30홈런-100타점을 올렸기에 부진을 받아들이기가 더욱 힘겨웠다.
양석환은 올 시즌 7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8, 8홈런, 31타점, 출루율 0.320을 기록했다. 이전 4시즌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었다. 특히 후반기에는 부상과 부진이 반복된 탓에 14경기(타율 0.212·2홈런·8타점)에 출전한 게 전부였다. 약 2개월만에 1군에 복귀한 9월 이후 8경기에서 4차례 멀티히트를 기록하는 등 타율 0.290, 2홈런, 6타점으로 유종의 미를 거둔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홈런타자의 가치는 쉽게 대체하기 어렵다. 두산이 양석환에게 기대하는 것도 호쾌한 장타다. 올 시즌이 끝나고 파워히터 김재환(37)이 보류선수명단에서 제외돼 SSG 랜더스로 이적한 까닭에 홈런을 기대할 만한 타자가 한명 줄었다. 두산의 타선 구성상 20홈런을 기대할 만한 타자는 외국인과 양의지, 양석환, 강승호가 전부다. 극히 제한적이다. 실제로 올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쳐낸 두산 타자는 양의지(20홈런), 제이크 케이비(16홈런), 김재환(13홈런)이 전부였다. 그렇다 보니 양석환의 부활은 올해 정규시즌 9위(61승6무77패)에 그친 두산의 명예회복과도 직결된다.
양석환은 이미 두산에서 자신의 능력치를 충분히 보여줬다. 2024시즌까지 총 103홈런을 뽑았다. 출루율은 높지 않지만, 히팅포인트를 앞에 두고 타격하는 그의 성향상 실투는 홈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컸고, 그만큼 승부처에서 상대 배터리가 무척 부담스러워하는 타자였다. 존재만으로도 위협적이기에 그가 컨디션을 회복한다면 두산의 고민도 크게 줄어든다.
물론 자리가 보장된 건 아니다. 2026시즌은 원점에서 출발한다. 김원형 신임 감독 체제에서 경쟁이 무척 치열해졌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4년 총액 80억 원을 주고 데려온 유격수 박찬호를 제외한 나머지 내야 포지션의 주인도 경쟁을 통해 결정된다. 올 시즌을 통해 안재석, 오명진, 박준순 등 젊은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낸 터라 양석환, 강승호 등 베테랑 내야수들도 남다른 각오로 비시즌을 보내야 한다. 팀과 개인 모두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다.
김 감독도 힘을 실어줬다. 그는 “베테랑 선수들이 본인이 해야 할 것을 제대로 하고, 시범경기를 통해 증명하면 2026시즌 경기에 출전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석환의 올겨울은 팀에도, 본인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2025시즌 최악의 부진을 겪은 양석환의 부활은 두산이 강타선을 구축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뉴시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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