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토끼는 다 잡았다. 이종열 삼성 라이온즈 단장은 고대하던 휴가를 떠날 수 있을까. 아니다. “아직 할 일이 더 남았다”라며 다른 ‘집토끼’ 계약을 시사했다. 원태인, 구자욱의 비 FA(자유계약선수) 다년계약이다.
삼성은 28일 포수 강민호와 FA 잔류계약을 맺었다. 계약 기간은 2년, 계약금 10억원에 연봉 3억원, 연간 인센티브 2억원 등 최대 총액 20억원의 조건이다.
당초 강민호의 삼성 잔류는 당초 시장 개장 직후부터 예정된 수순이었지만, 세부 옵션 조율에서 시간이 길어졌다.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성탄절 선물’이 되지 않을까 예측도 있었지만 12월 25일은 넘겼다. 하지만 28일에 계약을 맺으면서 해를 넘기지는 않았다.
이종열 삼성 단장은 12월부터 강민호와의 협상 과정을 설명하면서 “나도 휴가를 가야 하는데..”라고 농담한 바 있다. 길어지는 협상이 빨리 마무리됐으면 한다는 바람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강민호와의 계약은 마쳤고, 김태훈과 우완 이승현 등 다른 내부 FA와의 계약도 일찌감치 마쳤다. 얼마 남지 않은 연말에 휴가를 떠날 수 있게 됐다.
다만 이 단장은 ‘휴가’ 이야기에 손사래를 쳤다. 계약 후 이종열 단장은 “휴가를 생각할 때가 아니다”라며 다음 계약을 준비한다고 이야기했다. 외부 FA는 관망한다. 다른 집토끼, 원태인과 구자욱의 계약을 준비한다.
이종열 단장은 “원태인과의 계약은 강민호 협상 도중부터 조금씩 얘기해왔다. 당연히 (구)자욱이도 추진해 볼 예정이다”라며 “강민호와의 협상이 끝났으니 본격적으로 이야기해봐야 하지 않을까”라고 이야기했다.
샐러리캡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삼성은 2025년 샐러리캡 리그 1위를 차지했다. 올해 연봉 상위 40명 합계 금액 132억700만원을 기록했다. 샐러리캡 상한액(137억1천165만원)과는 고작 5억465만원 차이다.
다만 삼성은 올 시즌을 마치고 오승환, 박병호 등 고액 연봉 선수들이 은퇴하면서 샐러리캡 상한액에 여유가 생겼다. 내년부터 KBO리그 샐러리캡 상한액이 증액(2026년 143억9723만원)되고 있다는 것도 삼성으로선 호재다. 구단이 지정하는 프랜차이즈 스타 1명에 한해 샐러리캡 총액 산정에서 제외하는 ‘KBO판 래리 버드 룰’도 적극적으로 적용할 셈이다.
이종열 단장은 “두 선수의 다년계약은 샐러리캡과는 관계없이 진행할 예정이다”라며 의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