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충전하는 가족사랑…父情 담은 뮤지컬 ‘건전지 아빠’

일상에서 충전하는 가족사랑…父情 담은 뮤지컬 ‘건전지 아빠’

흥겨운 음악·번뜩이는 유머·아동관객 참여 구성에 몰입감↑

가족 뮤지컬 ‘건전지 아빠’

[NHN링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아빠는 지구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된 것 같은데…밤늦게 퇴근해도 널 보면 에너지 풀 충전이야!”

‘꼬마 관객’을 열광시키는 스타 캐릭터나 눈을 휘둥그레하게 만드는 마법은 없다. 권선징악의 교훈을 전하는 그 흔한 악당도 없다.

출근과 퇴근, 주말 캠핑 같은 지극히 평범한 일상의 반복일 뿐인데 약 1시간에 걸친 공연이 끝나갈 즈음이면 어린이도, 엄마·아빠도 마음 한켠에 ‘몽글몽글’한 그 무엇이 쑥 올라온다.

지난 5일부터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ECC 영산극장에서 열리고 있는 가족 뮤지컬 ‘건전지 아빠’는 전승배·강인숙 부부 작가의 동명 애니메이션과 그림책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작품은 여섯 살 남자아이 동구네 가족의 소소한 일상을 중심으로 가족의 소중함과 사랑을 잔잔하게 풀어낸다.

가족 뮤지컬 ‘건전지 아빠’

[NHN링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동구네 가족이 장난감, 손전등, 시계 등 전자 기기를 쓸 때마다 집안의 건전지도 ‘열일’한다는 설정을 통해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동구 아빠와 넘치는 열정으로 이들 가족을 돕는 ‘건전지 아빠’를 교차시켰다.

사랑하는 가족만 바라보며 방전과 충전을 반복하는 건전지와 우리네 아빠가 동일선상에 놓이면서 관객들은 잊고 지내던 사랑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된다.

‘건전지 아빠’ 역시 우리처럼 ‘꼬마 건전지’ 자녀들의 사랑으로 충전된다는 설정은 사랑이 지닌 힘을 직관적으로 아이들에게 전달한다.

작품은 다른 아동 애니메이션이나 가족 뮤지컬처럼 극적인 사건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양말과 지갑이 어디 있는지 찾아다니는 분주한 평일 아침, 일에 치여 아들과 놀아주지 못하다가도 회사에서 아이의 사진을 보면 힘내는 아빠, 주말에 캠핑을 꼭 같이 가자고 조르는 아이 등 친숙한 장면이 이어지면서 관객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또 적재적소에 배치된 로큰롤·댄스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극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마치 변사(辯士)처럼 주요 장면마다 상황을 설명하거나 약방의 감초처럼 웃음을 자아내는 주인공 ‘건전지 아빠’의 열연은 몰입감을 높인다.

가족뮤지컬 ‘건전지 아빠’

[NHN링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여름밤을 괴롭히는 모기를 관객과 함께 손뼉을 치며 잡게 하거나, 공연장 입구에서 손전등을 배포해 함께 불을 밝히게 하는 등 아동 관객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한 구성도 눈길을 끌었다.

제작사 NHN링크는 “일상 곳곳에서 묵묵히 제 몫을 다하는 건전지 아빠에 우리 아빠들의 모습을 반영했다”며 “원작의 기발한 상상력과 따뜻한 감성을 충실히 반영하면서, 다양한 무대 효과와 아름다운 음악을 더해 제작했다. 가족애가 담긴 따뜻한 스토리를 통해 부모와 아이가 함께 관람하며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건전지 아빠’는 다음 달 24일까지 관객을 만난다.

tsl@yna.co.kr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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