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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과거 부적절한 발언으로 여권 내에서도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최동석(
사진) 인사혁신처장이 한국을 연방국가로 전환해 북한과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최 처장은 지난 2022년 8월 20일 본인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독일은 각 주가 ‘국가성’을 갖고 있어 헌법재판소, 사법부, 입법부가 따로 있다”며 “우리는 광역자치단체가 17개인데 10개 정도의 광역단체로 국가성을 만들어 연방국가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연방국가가 돼 장기적으로 북한과 관계를 맺어서, 독일처럼 흡수통합이 되지 않도록 각자의 자기 국가성을 지역별로 (부여해) 자체적으로 정부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최 처장은 연방국가가 “국가 전체적으로 분권화돼 여러 국가가 합의로, 훨씬 더 생산성과 창의성을 높이는 국가운영 방식”이라고도 했다. 특히 그는 “위험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출생률 저하”라며 “이를 위해서도 (연방국가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처장의 발언을 요약하면 ‘북한과 관계를 맺고 심각한 출생률 저하 극복을 위해 한국을 10개 광역단체로 나눠 연방국가로 전환해야 한다’로 해석된다. 최 처장은 지난 22일 본인의 유튜브 채널을 폐쇄했다. 이데일리는 인사처에 최 처장의 이 발언 취지가 무엇인지 서면으로 질의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지방분권 전문가들은 최 처장의 주장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장효천 국가지역경쟁력연구원장은 이데일리에 “지방분권은 정부 역할과 재원을 지방에 얼마나 이양할지에 대한 문제로 행정부와 관련된 것인 반면, 연방제는 정치제도와 관련된 것이어서 논의 출발점이 다르다”며 “노무현 정부에서 (연방국가 전환이) 잠시 논의된 적은 있지만 우리나라 여건엔 맞지 않아 그 뒤로 논의는 사라졌다”고 했다. 북한과 관계, 저출생 극복을 위해 연방국가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엔 “전혀 이해를 못 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정부 초대 인사처장으로 임명돼 지난 21일 취임한 최 처장은 과거 부적절한 발언이 알려지며 논란에 휩싸였다. 최 처장은 2022년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였던 이재명 대통령이 패배하자 강훈식 비서실장 등의 얼굴이 실린 사진을 가리켜 “여기 있는 얼굴들 다시는 정치판에 얼씬도 못하도록 하면 된다”고 했고,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에 대해선 “우상호, 임종석 하는 꼬라지를 봐라. 이런 애들이 민주당을 다 말아먹었다”고 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해선 “무능한 아이”라고 했다. 지난 2월과 지난달엔 문재인 대통령을 “비열한 사람”, “오늘날 우리 국민이 겪는 모든 고통의 원천”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이 최 처장 사퇴를 촉구 중인 가운데 여당과 범여권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런 태도는 국민이 용납을 안 한다. 진솔하게 사과하고 정리해야 한다”고 했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은 “스스로 물러나라”며 사퇴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