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게임 조직 개편 바람 왜···개발 구조 개선인가 불가피한 조정인가

K게임 조직 개편 바람 왜···개발 구조 개선인가 불가피한 조정인가

[사진=생성형 AI 코파일럿] 

[이뉴스투데이 백연식 기자]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잇달아 조직 개편에 나서고 있다. 계속된 흥행 부진으로 인한 불가피한 조정이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지만 비효율적인 대형 개발 구조를 개선하려는 목적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계속된 인력 재배치로 인해 오히려 현장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잇단 스튜디오 해체 등으로 인해 창의적 실험의 여지가 좁아졌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넥슨은 올해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개발사 니트로 스튜디오를 파산 처리했다. 1000억원대 부채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서다. 남은 인력은 넥슨코리아 본사로 흡수됐다. 엔씨소프트는 본사 집중 구조에서 벗어나 게임 개발 스튜디오 체제로 전환했다. 퍼스트스파크 게임즈, 빅파이어 게임즈, 루디우스 게임즈 3개의 신규 게임 스튜디오를 물적 분할해 지난해 2월 출범시켰다. 여기에 캐주얼 게임 센터를 신설하며 외연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컴투스는 내부 개발 조직 라온스튜디오를 해체했다. 컴투스의 경우 펀플로 해산에 이어 두 번째 조직 정비다. 라온스튜디오는 ‘제노니아’ 신작과 라이브 서비스를 담당해왔다. 회사는 해체된 인력을 내부 전환 배치를 통해 흡수했다.

위메이드도 첫 콘솔 타이틀 ‘블랙벌처스’를 제작하던 ‘디스민즈워’ 개발팀을 해산했다. 위메이드는 장르·플랫폼 다변화를 위한 작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앞서 위메이드는 게임업 강화를 위해 20종의 IP 개발 로드맵을 밝히기도 했다.

국내 게임 업계가 조직 개편에 나서는 이유는 흥행 부진이 직접적 원인이다. 하지만 비효율적인 대형 개발 구조를 개선하려는 목적이 더 크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작 한두 개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붓는 방식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어서다. 수년간 수백명의 인력이 투입되는 초대형 장기 개발 방식은 한 번의 실패가 곧 막대한 손실로 이어지는 하이 크리크 하이 리턴 방식이다.

이에 국내 게임사들은 최근 외주 개발사와의 협업을 늘리고, 내부 인력을 유연하게 재배치해, 작고 빠른 개발 체계로 전환하는 모양새다. 초기에 적은 비용으로 시장 반응을 노크해 본다음 흥행 가능성이 예상될 때 집중 투자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국내 게임업계는 올해 사업도 정리하고 있다. 넥슨은 최근 펫푸드 사업 및 해외 게임사 지분을 처리했다. 스마일게이트홀딩스는 에듀테크 사업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또 AI 교육 플랫폼 아키핀 지분 34.8%를 전량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독일·스페인 법인도 청산했다.

크래프톤은 2021년 인수한 AI 챗봇 기업 ‘띵스플로우’를 정리했다. 해당 법인은 인수 이후 적자가 지속되면서 청산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크래프톤은 전사 AI 도입에 따른 조직 슬림화 작업도 현재 진행 중이다. 자발적 퇴사 프로그램 실시에 이어 신규 채용도 중단한 상태다.

카카오게임즈는 넵튠 지분과 카카오VX 지분 등을 매각하고 약 4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 금액은 경영 안정화와 신규 게임 라인업 강화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잇단 스튜디오 해체와 전환 배치는 개발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창의적 실험의 여지가 좁아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창의적인 대작 게임이 나와야 매출을 높이고 그 효과로 인재를 확보하는 등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는데, 구조 개선은 이를 위축시킨다는 주장이다.

게입 업계 관계자는 “이번 구조조정이 단기 비용 절감에 그치지 않고 개발 효율을 함께 높이는 방향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성과가 불확실한 게임은 조기에 정리하고 핵심 IP와 차기작에 역량을 집중하는 흐름 역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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