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환이 한국프로골프(KLPGA) 투어와 DP 월드투어가 공동 주관하는 제네시스 챔피언십(총상금 400만 달러·약 57억6000만원)에서 정상에 올랐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이정환은 26일 충남 천안시의 우정힐스CC(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1개로 7언더파 64타를 쳤다.
최종 합계 11언더파 273타의 이정환은 8언더파 276타의 로리 캔터(잉글랜드), 나초 엘비라(스페인)를 3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지난 2010년 KPGA 투어에 데뷔한 이정환이 2018년 골프존·DYB교육 투어 챔피언십 우승 이후 7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KPGA 투어 통산 3승을 달성한 이정환은 우승 상금 68만 달러(약 9억8000만원), KPGA 투어·DP 월드투어 시드 2년, 제네시스 GV80 차량을 받았다.
이정환은 전날 2타를 잃어 공동 12위로 최종 라운드에 돌입했다.
3라운드에서 더블보기를 기록한 2번 홀(파4)에서 이날 첫 보기를 범했다.
흔들리는 듯했지만, 이정환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그는 3번 홀(파4)부터 7번 홀(파3)까지 5연속 버디를 뽑는 데 성공했다.
후반 9개 홀에선 10번 홀, 11번 홀(이상 파4), 18번 홀(파5)에서 3타를 줄였다.
이정환은 마지막 날 11계단을 뛰어 극적으로 정상에 올랐다.
경기 종료 후 이정환은 “지금도 우승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이곳 골프장 코스를 리노베이션한 뒤 첫 우승이라 더욱 영광스럽다. 코스 적응을 잘해서 운 좋게 우승을 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동안 여러 차례 우승 찬스를 잡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려고 그랬나 싶을 정도로 기쁘다. 오늘 경기는 뭘 하든 잘 됐다”며 선물 같은 하루였다고 덧붙였다.
본인이 생각한 승부처로는 “매 홀, 매 홀 내가 할 것만 하자는 생각으로 경기했다. 마지막 홀인 18번 홀에서는 버디 확률이 높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핀 위치를 참고해서 좀 끊어서 가는 것이 버디를 잡을 확률이 더 높다고 생각해 그렇게 플레이했다”고 돌아봤다.
기자회견 중간 이정환은 감격스러운 우승에 여러 차례 울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정환은 “항상 주변에서 안타까워해 심적으로 부담이 있기도 했다. 그간 팬들이 많은 응원을 보내주셨는데 우승하지 못해 안쓰러움이 담겨있던 것 같았다. 이렇게 우승을 하게 돼 정말 감사하다”며 “이러한 감정들을 잊지 않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했다.
이번 우승으로 이정환은 오랫동안 꿈꿨던 DP 월드투어 시드권을 획득했다.
이정환은 “군대에 가기 전에도 계속 DP월드투어에 진출하고 싶었다. 제네시스 대상을 통해 진출하는 방법을 노렸는데 아쉽게 2번이나 실패했다. 내 꿈은 무조건 DP 월드투어를 가고 그 이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진출까지 하는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최승빈과 송민혁은 6언더파 278타로 공동 7위를 달성했고, 김백준은 5언더파 279타로 공동 14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최승빈은 이정환과 함께 다음 시즌 PGA 투어 제네시스 스코틀랜드 오픈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같은 순위인 송민혁은 제네시스 포인트 2810.25점으로 최승빈(3310.83점)에 밀려 출전권을 놓쳤다.
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김시우(4언더파 280타)는 공동 21위, 임성재(1언더파 283타)는 공동 42위로 아쉬움을 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