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박동선 기자] 글로벌 그룹 엔하이픈(ENHYPEN)이 월드투어 앙코르 공연과 함께, 서울 일대를 팬들과의 피크닉 데이트 공간으로 탈바꿈 시켰다. 스케일이나 서사 연결감 등 기획에는 다소 아쉬움이 있지만, 찾아보는 소소한 재미의 ‘콘서트 플레이파크’ 이벤트로서 관심을 끈다.
최근 서울 잠실과 청계천 일대에서 펼쳐지고 있는 ‘ENHYPEN WORLD TOUR ‘WALK THE LINE’ : FINAL THE CITY SEOUL’(이하 ‘엔하이픈 더 시티 서울’) 현장들을 취재했다.
‘더 시티’는 아티스트 공연 IP와 도시 문화인프라를 연계한 이벤트 구성으로 확장된 팬 경험을 제공하는 하이브 고유의 도시형 콘서트 플레이파크 이벤트다. 이번 ‘엔하이픈 더 시티’는 ‘WALK THE LINE’ : FINAL’ 공연과 연계된 것으로, 팀이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서울의 곳곳을 배경으로 한 이벤트 구성과 함께 한층 더 확장된 공간경험을 제공할 것을 예고한 바 있다.
실제 ‘엔하이픈 더 시티 서울’은 잠실과 청계천 일대를 구심점으로 한 미디어파사드와 팝업, F&B 등의 형태로 운영되는 가운데, 여러 해외팬들을 중심으로 한 많은 엔진(팬덤명)들의 호응을 부르고 있었다.
◇ 메가 스케일의 ‘미디어 파사드’, 도시 환경과 호흡하며 몰입감 극대화
‘엔하이픈 더 시티 서울’ 미디어 파사드(10월 23~26일)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세종문화회관 ‘아뜰리에 광화’, 광화문광장 해치마당 미디어월, 그리고 반포대교 달빛무지개분수 등 서울의 주요 랜드마크를 엔하이픈의 서사로 물들이는 행사의 시그니처로 팬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의 자연스러운 교감을 불렀다.
서울의 밤하늘, 대형 건축물, 그리고 역동적인 분수 쇼 등 주변 환경과 맞물린 ‘WALK THE LINE’ 키 비주얼 기반의 모션 아트와 라이팅 쇼는 엔하이픈의 메시지를 도시 공간 전체에 투영하며, 마치 서울 도심이 공연장의 연장선이 된 듯한 몰입감을 줬다. 다만 아티스트의 직접적인 상징이나 명칭이 부각되지 않아 엔하이픈 키워드를 인지하지 못한 일반 시민들에게는 해당 행사의 연관성이 간접적으로만 전달될 수도 있어 보였다.
◇ 팝업·F&B, ‘팬심 충족’ 개별 이벤트에 집중…확장된 접점, 규모는 아쉬워
감각적인 몰입경험의 미디어 파사드와 함께 ‘엔하이픈 더 시티 서울’ 쇼핑·F&B는 최대 12월 중순까지 이어지는 이벤트 기간을 토대로 팬덤에게 직접적인 경험을 폭넓게 선사하는 접점이다. 실제 접한 ‘엔하이픈 더 시티 서울’ 쇼핑·F&B는 각 항목에 충실한 이벤트 공간으로서 의의를 보였다.
우선 팝업스토어(롯데월드몰 2층, 10월20~31일)는 공연무대를 연상케하는 인테리어를 배경으로 기념 머치 전시 및 판매와 함께, 아티스트에게 메시지를 남기는 ‘메시지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워드 서치 존’, 그리고 스탬프 이벤트(기념 손거울 증정) 등을 진행, 머치 쇼핑에 집중돼 운영되는 듯 보였다.
또 ‘펠트커피'(청계천점, 10월15일~12월7일)는 기념 MD 전시 및 판매와 함께, 컬래버레이션 스페셜 메뉴를 판매하는 형태로, ‘포토이즘 컬러드 종각점’은 초상 포토 프레임과 매장 랩핑을 통해 방문 자체를 기념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현하며 운영되고 있었다.
각 공간의 목적성과 함께 엔하이픈 IP를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면서 팬들은 물론 일반 대중도 유입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돋보였다. 다만 ‘더 시티’라는 명칭과 긴 행사 기간이 주는 기대감에 비해 개별 공간의 규모가 한정적이며 다소 분산된 느낌으로, 선택적 방문의 자유도는 높지만 콘서트의 메인 서사와 함께 도시 전체를 아우르는 하나의 ‘이벤트’로서의 기획집중도는 좀 부족해보였다.
◇ K팝 본고장의 시너지…도시형 콘서트 파크 모델의 진화와 숙제
‘엔하이픈 더 시티 서울’은 엔하이픈 월드투어 ‘WALK THE LINE’ 피날레를 보러 온 국내외 팬들을 위한 가을 피크닉 데이트 수준의 추억을 선사하는 도시 이벤트로 볼 수 있다. 또한 2022년 방탄소년단 이래로 추진돼온 아티스트 IP와 도시 인프라 연결의 하이브 표 ‘더 시티’ 프로젝트의 매력을 다시 한 번 보여준 바로도 의의를 지닌다.
공연 전 신촌, 망원 한강공원 등에서 열린 ‘랜덤플레이댄스’와 같은 예열 이벤트와 함께 아티스트 IP와 도시 포인트에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도록 한 바는 큰 의의가 있지만, 다소 흩어진 공간들에 따른 물리적 거리감과 함께 아티스트 IP의 강조 포인트가 기존보다 많이 줄어 ‘더 시티’ 특유의 몰입감 있는 팬경험을 위한 프로젝트 서사로서는 제한적으로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하이픈이 서울시 홍보대사라는 배경과 맞물려, ‘엔하이픈 더 시티 서울’은 아티스트와 팬덤, 그리고 도시의 경제·문화적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미래형 엔터테인먼트 생태계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킨 바로서 의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엔하이픈 더 시티 서울’은 26일 앙코르 공연 이후에도 F&B 협업(펠트커피(청계천점, 10월15일~12월7일), 가배도(혜화·아라모드 외 서울 전지점, 10월11일~11월16일), 을지로 적당(10월11일~12월13일), 노우즈(종로풍경·종로·창덕, 10월11일~11월10일), 청기와타운(을지로·남영·홍대·영등포, 10월15~31일))을 중심으로 지속된다.
뉴스컬처 박동선 dspark@nc.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