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모두가 만족했던 행사였다.
SSG는 24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랜더스페셜 매치 – 섬곤전’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의 시작점은 지난해 ‘민지전’이었다. SSG 선수들은 2024시즌이 끝난 뒤 자체적으로 투수와 야수가 포지션을 바꿔 경기를 진행했다. 당시에는 김민식, 이지영이 감독을 맡았다.
민지전 관련 콘텐츠가 지난해 10월 SSG 구단 공식 유튜브 ‘쓱튜브’에 공개된 이후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2025시즌 종료 뒤 이벤트 경기를 관람하고 싶다는 팬들의 의견이 많았다. 선수들도 팬들 앞에서 이벤트 경기를 치르길 원했다.
SSG는 정규시즌 때부터 주장 김광현을 중심으로 제2의 민지전을 계획했다. 김광현은 지난 8월 말 SSG 구단 공식 유튜브 ‘쓱튜브’를 통해 “올해는 팬분들을 초대해서 좋은 취지의 자선야구 형식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정규시즌 3위를 차지한 SSG는 지난 14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 패배로 2025시즌을 마감했다. 25일부터 일본 가고시마 유망주 집중 육성 캠프(마무리 캠프)를 소화해야 하는 만큼 일본 출국 이전에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 올해는 한유섬, 오태곤이 사령탑을 맡아 ‘섬곤전’이라는 이름으로 행사가 기획됐다.
SSG는 팬들을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우선 경기 전에는 사전 이벤트(선수단 애장품 자선 경매), 장외 이벤트(랜필 사생 대회, 쓱튜브 구독 이벤트, 섬곤전 스페셜매치 포토존·분필 낙서 포토존 운영), 그라운드 팬 사인회가 펼쳐졌다. 정규시즌 경기 때처럼 시구·시타, 애국가 제창이 진행된 점도 눈길을 끌었다.
경기 중에는 한유섬 팀(1루), 오태곤 팀(3루) 단상에서 응원전이 펼쳐졌다. ‘2002년생 동갑내기’ 고명준, 김건우, 조병현, 조형우는 응원 단상에 올라와 스페셜 응원단장으로 변신했다.
이날 경기는 팀·개인 성적과 무관한 이벤트 경기였지만, 한유섬 팀, 오태곤 팀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했다. 포수 조형우는 149km/h의 직구를 던졌으며, 투수 한두솔은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큼지막한 홈런을 쳤다. 경기는 한유섬 팀의 5-4 승리로 끝났지만, 승패는 중요하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나와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또한 이날 플레잉코치로 선임된 김성현을 헹가래 하며 김성현의 새 출발을 응원했다. 이후 가수 유정석의 특별 공연, 팬 감사 영상 상영, 불꽃 축제를 끝으로 행사가 마무리됐다.
포스트시즌이 한창 진행 중인 시기지만, 팬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이날 SSG 구단에 따르면, 2만1000장 이상의 입장권이 판매됐다. 선수들은 물론이고 구단 관계자들도 깜작 놀랐다. 그만큼 팬과 선수 모두 이번 행사에 진심이었다.
선수들은 팬들과 함께하는 이벤트 경기가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
김광현은 “내년 목표는 (이벤트 경기가) TV로 중계되는 것”이라며 미소 지은 뒤 “내년엔 더 추울 때 행사를 열어야 하지 않겠나. 가장 중요한 건 성적이다. 올해의 아쉬움을 발판 삼아서 내년에는 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SSG는 이번 행사의 입장권 수익과 선수단 애장품 경매 수익를 12월 초 기부할 예정이다.
사진=SSG 랜더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