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의 유럽 단기 복귀설이 연일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영국에서 시작된 ‘베컴 조항’ 보도가 이탈리아와 독일로 번지면서, 세리에A 명문 AC밀란과 분데스리가 챔피언 바이에른 뮌헨이 그의 임대 영입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현지에서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는 신중론과 함께, 손흥민의 동료 드니 부앙가와 감독 스티브 체룬돌로가 손흥민의 이적설에 직접 선을 긋는 등 다양한 반응이 맞물리고 있다.
영국 매체 ‘더 선’은 지난 16일(한국시간) “손흥민은 LAFC와의 계약서에 프리미어리그 복귀가 가능한 조항을 포함시켰다”며 “MLS 오프시즌 동안 유럽 무대로 복귀할 수 있다. 이는 과거 데이비드 베컴이 LA갤럭시에 입단했을 당시 삽입했던 조항과 유사하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베컴은 2009년과 2010년 AC밀란으로 임대되어 활약했고, 티에리 앙리 역시 뉴욕 레드불스 시절 아스널로 단기 복귀한 바 있다”며 “손흥민의 계약 구조 또한 그들과 같은 형태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이후 영국 ‘기브미스포츠’ 역시 18일 “손흥민이 MLS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그의 프리미어리그 경력은 아직 끝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며 “그는 베컴과 앙리의 뒤를 이어 MLS에서 유럽으로 복귀하는 세 번째 슈퍼스타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손흥민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고액 제안을 거절하고 MLS를 택했다. 그러나 그의 계약 조항이 발동된다면 약 3~4개월간 유럽 클럽에서 활약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검증된 득점력과 팀 플레이 능력을 갖춘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와 세리에A 모두에서 탐내는 자원”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트라이벌 풋볼’ 역시 “MLS는 12월 시즌 종료 이후 약 2~3개월의 공백기가 생긴다. 손흥민은 이 기간을 활용해 유럽 구단에 임대로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후 이탈리아 현지에서 손흥민의 이름은 빠르게 회자됐다. 이탈리아 최고 명문 클럽 AC밀란이 손흥민을 원한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이탈리아 매체 ‘셈프레 밀란’은 22일 “AC밀란이 손흥민을 올겨울 단기 임대 형태로 영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이는 과거 데이비드 베컴이 LA 갤럭시 시절 밀란으로 건너왔던 방식과 유사하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세리에A에서 밀란은 현재 5승 1무 1패로 상위권을 달리고 있지만, 득점력은 리그 선두 경쟁팀 인터밀란보다 부족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손흥민은 즉각적인 공격 보강이 될 수 있는 최적의 카드”라고 평가했다.
이탈리아 ‘리비스타 운디치’ 역시 “손흥민이 내년 초 유럽으로 돌아와 경기 감각을 유지하는 시나리오는 매우 현실적이다”라며 “그는 10경기에서 9골 2도움을 기록하며 MLS 적응을 완벽히 마쳤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15년 전 베컴이 MLS 비시즌 동안 AC밀란으로 떠났던 것처럼, 손흥민 역시 월드컵을 대비해 리듬을 잃지 않으려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탈리아 해설가 카를로 펠레가티도 손흥민을 향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지난 23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MLS 오프시즌에 손흥민을 임대 영입하는 것은 매우 현명한 결정이 될 것”이라며 “손흥민은 공격과 측면, 심지어 수비 기여까지 가능한 완벽한 선수다. AC밀란이 그를 영입한다면 스쿠데토 경쟁에서 강력한 추진력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보도들 속에서 독일 역시 손흥민과 해리 케인의 재결합 가능성에 주목했다.
글로벌 축구 전문매체 ‘골닷컴’은 “손흥민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간다면 해리 케인과 다시 호흡을 맞출 수 있다”며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가장 많은 합작골을 만든 이 공격 듀오의 재결합은 상징성과 흥행 측면 모두에서 엄청난 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전했다.
‘트라이벌 풋볼’ 역시 “AC밀란뿐 아니라, 해리 케인이 뛰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두 선수가 재결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하며 해당 이적설에 힘을 보탰다.
실제 손흥민과 케인은 토트넘에서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다 합작골(47골)을 합작한 바 있다. 그들이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다시 만나 새로운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도 축구 팬들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그림이다.
뮌헨은 손흥민 영입을 위해 지난 2021년 토트넘 홋스퍼에 제안을 건넸으나 당시 토트넘이 1200억원이라는 높은 액수를 부르는 바람에 이적이 무산되기도 했다.
5년이 지나 내년 1월 손흥민이 짧은 기간이지만 뮌헨 유니폼을 입을 기회가 다시 한 번 생길 수 있는 셈이다.
한편 손흥민의 소속팀 LAFC에서는 다소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손흥민의 팀 동료 부앙가가 2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손흥민에게 밀란 유니폼이 잘 어울리긴 한다. 하지만 그는 거기로 가지 않을 것이다. 나와 함께 결승전에 갈 것이다”라고 직접 언급한 것이다.
이는 손흥민의 이적설에 사실상 선을 긋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부앙가는 손흥민과 함께 MLS에서 ‘흥부듀오’로 불리며 맹활약 중이다. 두 사람은 3경기 연속 해트트릭 합작이라는 MLS 신기록을 세웠고, 손흥민은 10경기에서 9골 2도움으로 폭발적인 득점력을 입증했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손흥민은 MLS 사무국이 발표한 ‘2025시즌 올해의 신인상(Newcomer of the Year)’과 ‘올해의 골(Golazo of the Year)’ 후보에 동시에 이름을 올렸다.
LAFC 스티브 체룬돌로 감독 역시 최근 기자회견에서 손흥민 이적설과 관련된 질문에 “사람들은 날씨, 정치, 내 헤어스타일까지 여러 이야기를 하지만, 나는 그런 루머에 신경 쓰지 않는다. 손흥민은 팀에 헌신하고 있으며, 시즌이 끝날 때까지 모든 경기에 승리하길 원한다”고 밝히면서 말을 아낀 바 있다.
이렇듯 손흥민의 ‘베컴 조항’은 전 세계 축구계에서 현실적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놓고 논의되고 있다.
선택은 손흥민 본인에게 달려 있다.
MLS 플레이오프는 오는 12월 초까지 이어질 예정이며, LAFC는 30일 오스틴FC와의 3전 2선승제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있다.
해당 일정이 종료된 후 손흥민이 휴식을 취할지, 혹은 유럽으로 돌아가 다시 유니폼을 입을지는 미정이다.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시선이 손흥민의 다음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엑스포츠뉴스DB/LAFC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