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돕는 정보전…정상회담 여전히 준비 중”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보류된 것으로 알려지자 러시아는 서방 언론이 과도한 정보전을 벌이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라디오 스푸트니크 인터뷰에서 “이 모든 ‘정보 판’이 거짓말이다. 그들은 스스로 정보를 유포하고 스스로 수정하고, 스스로 확인하고 다시 반박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것은 어떻게든 다시 한번 젤렌스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를 정보로 지지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의 회동 가능성에 대한 정보가 확인되면 반드시 이를 공유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 영국 등 서방 언론을 중심으로 이들 두 장관의 회동이 무산되고 이에 따라 미·러 정상회담도 보류됐다는 보도가 나온 것을 비판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 16일 전화 통화를 하고 우크라이나 문제 해결을 위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정상회담 하기로 합의했다. 이어 루비오 장관과 라브로프 장관은 20일 전화 통화를 하고 정상회담 준비를 논의했다.
하지만 양국 장관이 곧 직접 회동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별다른 발표가 나오지 않자 양국 간 ‘이상 기류’가 발생했다는 기사가 잇따라 보도됐다. 그러나 러시아는 서방 언론의 방해 작업일 뿐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미·러 정상회담 준비가 중단됐느냐는 질문에 “다시 한번 말하지만, 아직 뉴스가 없다. 이 모든 상황이 많은 가십과 소문 등에 둘러싸였다는 것은 명백하다”며 “대부분 근본적으로 사실이 아니다. 뉴스는 아직 없다”고 강조했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정상회담) 날짜는 결정되지 않았다. 그 전에 철저한 준비가 요구되며 시간이 걸린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날에도 정상회담 날짜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회담이 연기됐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쓸데없는 회담을 하는 걸 원하지 않는다. 시간 낭비를 원하지 않는다”고 답해 정상회담이 무산됐다는 투로 말한 데 대해서는 “아무도 시간 낭비를 원하지 않는다. 두 대통령은 모두 효율적으로 높은 성과를 내며 일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효율에는 늘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정상회담 준비는 계속되고 있다”며 “큰 장애물은 보이지 않는다”며 회담이 계속 추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지난 주말 미국에 비공개 코뮈니케를 보내 돈바스 전체 통제권을 요구하는 내용이 포함된 입장을 전달했다는 로이터 통신 보도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다”고 답하며 서방 언론을 비판했다.
그는 “주로 익명 소식통을 인용하고 서방 언론이 통제하는 정보 공간에 자주 등장하는 다양한 소문과 허위 보도가 넘쳐나는 것은 대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불에 기름을 끼얹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또 “최근 1∼3주 동안 상황이 변했다고 모두가 생각하게 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며 “이는 (러시아와 미국의) 합의 가능성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고의적 시도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엇인가 취소됐다고 다시 글을 쓰려는 모든 사람에게 그러지 말 것을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러시아와 미국이 부다페스트 정상회담 개최를 서두르지 않는 것은 양국이 해결책을 함께 도출해야 하고, 이는 단순한 즉각적 휴전 합의에 그치지 않고 영토 문제도 포함하는 문제여서일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러시아와 미국이 우크라이나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데는 우크라이나와 유럽 동맹국의 입장이 복잡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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