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여야가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 개미들이 내 집 마련을 위해 ‘오징어 게임’ 같은 투자를 한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
블룸버그는 지난 20일(현지시각) “한국의 약 1400만 명에 달하는 개미 투자자들이 내 집 마련을 위해 고위험 자산에 대거 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 개인 투자자들은 투기성이 높은 레버리지 펀드에 몰렸는데, 미국의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총자산의 40%를 차지할 정도”라며 “가상화폐 거래량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미중 관세분쟁으로 급락세를 피하지 못한 알트코인을 언급하면서 “한국 개인 투자자들은 매우 취약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국의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비트코인보다 변동성이 큰 알트코인은 전체 거래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전체 거래량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글로벌 거래소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한국 개인 투자자들이 고위험 투자를 하는 목적은 같다. 바로 내 집 마련을 위해서다”라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주택 구입)’이라는 단어도 소개했다.
그러면서 “최근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임대료가 급등하면서 내 집 마련 꿈이 멀어지자 개인 투자자들은 더욱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며 “한국 개인 투자자들의 고위험 투자는 가계 저축을 위험에 빠트릴 뿐만 아니라 금융 시스템에도 부담으로 작용해 전반적인 경제 안정을 위협한다”고 분석했다.
“한국에선 투자가 장기 계획보다는 도박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오징어 게임’만큼 잔혹하다”는 한국 경제 전문가의 발언을 싣기도 했다.
한편, 여야는 지난 20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서울 및 수도권 규제지역 주택의 담보대출 한도를 낮춘 부동산 대책을 두고 국민의힘은 내 집 마련 기회를 차단한 정책이라고 비판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집값 상승을 막을 최선의 방법이었다고 옹호했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가) 중산층 주거 이동 사다리를 걷어찼다”고 말한 반면,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5일 3500이었던 코스피가 (오늘) 3800을 뚫었다”며 “투기를 근절하고 실수요자를 보호하겠다는 부동산 대책도 부동산 시장에서 자본 시장으로의 ‘머니무브’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비상 상황이기에 토지거래허가구역(지정)과 다른 조치를 같이했다”며 “주거 사다리를 지원하는 방법은 대출을 계속 일으켜 뒷받침해주는 게 아니라 집값을 안정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