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요즘 금값이 ‘금값’입니다. 특히 국내 금 가격은 국제 금 가격보다 13% 이상 비싸게 거래되며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이 붙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소비자 경보를 내릴 정도입니다. 최근 5년 동안 이렇게 괴리율이 10%를 넘은 적은 단 두 번뿐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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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에 따르면 16일 기준 국내 금 현물 가격은 1g당 21만8000원으로 연초 대비 69.3% 상승했습니다. 반면 국제 가격은 19만3000원(원화 환산)으로 연초보다 53.4% 올랐습니다. 국내 금 가격이 13.2% 비싼 셈입니다.
왜 오르나
금 가격이 급등하는 배경에는 각국 중앙은행의 매입,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 지정학적 및 무역 긴장, 재정 악화와 국가부채 상승, 연방준비제도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 등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여기에 미국 지역 은행의 대출에서 사기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부각된 신용 위험 우려가 안전 자산 수요를 더 높였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여기에 국내 수급 불균형과 환율 영향까지 작용하면서 국내 금값이 국제 시세보다 더 높게 형성되고 있습니다.
괴리율 유의해야
금 가격이 언제까지 오를지 누구도 단언할 수 없지만, 이미 많이 오른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특히 국내외 가격 괴리에 주의해야 합니다. 프리미엄이 사라지는 순간, 자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큰 손실을 볼 위험이 크니까요.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내 금값이 국제 시세보다 10% 넘게 비싼 경우는 딱 두 번 있었습니다. ‘지난 2월’과 ‘현재’입니다. 지난 2월엔 약 30영업일 동안 국내 금 가격이 국제 금 가격을 상회하면서 괴리율이 22.6%까지 치솟았습니다. 하지만 이후 18영업일 만에 평균 수준(0.7%)으로 회귀했습니다. 현재는 약 21영업일째 괴리율이 13.2% 수준까지 확대됐으나, 언제 상승분을 반납하고 하락할 지 알 수 없습니다. 국내 금 가격은 결국 평균적으로 국제 금 가격에 수렴하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기초자산 꼭 확인을
금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 골드뱅킹, 금통장 등 금에 투자하는 상품은 다양합니다. 하지만 금 투자 상품이 추종하는 기초 자산은 국내 금 가격과 국제 금 가격으로 나뉘기 때문에 투자 전에 반드시 어떤 시세를 기준으로 움직이는 상품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국내 금 가격과 국제 금 가격은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일반상품-금), 증권사 HTS·MTS 등을 통해 조회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