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생일잔치를 열어 준 아들을 사제 총기로 살해한 60대 남성이 112신고 10분 만에 현장에서 달아난 가운데 피해자는 1시간 넘게 방치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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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인천 연수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9시 31분쯤 경찰은 “시아버지가 남편을 총으로 쐈다.”는 피해자 아내의 신고를 접수했다. 경찰은 강력 사건 발생 때 내려지는 최단 시간 출동 지령인 ‘코드0’를 발령해 현장에 경찰관들을 출동시켰다.
그러나 경찰은 신고 내용을 토대로 피의자인 A(62)씨가 집 안에 있다고 판단하고 신고 5분 만인 오후 9시 36분쯤 특공대 투입을 요청했다. 경찰 특공대는 오후 10시 40분쯤 내부에 진입했으나 A씨는 이미 달아난 뒤였다.
그제야 경찰은 아파트 내부 폐쇄회로(CC)TV 확인에 나섰고 신고 접수 1시간 47분 만인 오후 11시 18분쯤 A씨가 이미 1층 로비를 통해 외부로 도주한 사실을 확인했다. A씨가 실제 도주한 시각은 오후 9시 41분으로 최초 신고 접수 10분 만이다.
총격을 받은 피해자 B씨는 1시간 20분가량 현장에서 방치됐다가 119구급대에 의해 오후 10시 53분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 피해 우려와 안전 확보를 위해 특공대 투입을 기다렸다”며 “A씨의 도주 가능성에 대비해 현장에 경찰관들을 우선 배치하고 CCTV는 나중에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 22일 살인,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현주건조물방화예비 혐의로 A씨를 구속했다. 범행 당일은 A씨의 생일로 아들 B씨가 잔치를 열었고 며느리와 손주 2명 등이 함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가족 회사에 직원으로 이름을 올려 월 300만 원가량의 급여를 받았지만, 지난해부터 지급이 끊겼다”며 “(숨진 아들은) 유일한 가족인데 등을 돌려 배신감을 느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