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고 하지마” 아들 총격 살해 60대, 아이폰 ‘비번’ 함구

“알려고 하지마” 아들 총격 살해 60대, 아이폰 ‘비번’ 함구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사제 총기로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60대 조모씨(63)가 자신의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함구해 포렌식 등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1년 전부터 범행을 준비했던 정황이 밝혀졌다.

지난 21일 소방 관계자들이 인천 사제 총기 살해 사건 피의자 조모씨의 서울 도봉구 쌍문동 주거지에 진입하고 있는 모습. (사진=서울소방재난본부 제공)

24일 인천 경찰청에 따르면 조 씨는 아이폰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있지 않는 등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 이에 휴대전화 검색 기록, 유튜브 기록 등을 파악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조 씨의 서울 도봉구 쌍문동 자택에서 확보한 컴퓨터 또한 사용한 지 오래돼 사실상 유의미한 기록을 발굴하는 성과는 없었다.

조 씨는 당초 “알려고 하지 말라”고 구체적 답변을 피하면서도 “가정 불화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범행 동기에 대해 추측이 이어지던 22일 프로파일러 면담에선 “그동안 아들이 생활비를 지원해 줬는데 지난해 지원이 끊겨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들이 사업이 잘돼 경제적 여유도 있는 상황에서 자신에게 생활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불만을 품었다는 것이다.

조 씨는 실제로 1년 년부터 범행을 준비했던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 “쇠파이프를 1년 전쯤 온라인으로 구매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하지만 유족 측은 일각에서 ‘이혼으로 인한 가정불화에 대한 불만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추측에 대해 “아들 A씨는 이혼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아버지 조 씨에게 숨겨왔다”며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족 측은 “피의자에게는 참작될 만한 그 어떤 범행 동기도 없다”면서 생일 파티 자리에 있던 아들을 비롯해 며느리, 손주 2명, 지인 등을 모두 살해하려 했다고 전했다.

앞서 조 씨는 지난 20일 오후 9시 31분쯤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에서 아들을 향해 사제 총기를 쏴 살해하고 자신의 주거지에 사제 폭발물을 설치한 혐의로 구속됐다.

당시 상황에 대해 유족은 “생일 파티를 마치고 함께 케이크를 먹던 중 (조 씨가) 편의점에 잠시 다녀온다고 말을 하곤 총기가 든 가방을 들고 올라와서 피해자를 향해 총을 두 발 발사한 후 피해자의 지인에게도 두 차례 방아쇠를 당겼으나 불발됐다”며 “이들을 피신시키고 숨어있던 며느리가 잠시 피해자를 구조하기 위해 방 밖으로 나올 때 조 씨가 총기를 다시 재정비하며 며느리에게 소리를 지르며 추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며느리는 다시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아이들이 숨은 방문을 잠갔고, 조 씨가 수차례 개문을 시도하며 나오라고 위협했으나 문을 여는 것에는 실패했다고 유족 측은 덧붙였다.

현재 조 씨는 살인, 총포·도검·화약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폭발물 관리법 위반, 현주건조물방화예비 혐의를 받고 있다. 여기에 쌍문동 자택에 인화성 물질 등 폭발물을 설치했고 불특정 다수를 해할 수 있던 상황임을 인지한바 살인예비 및 살인미수 혐의도 적용할 예정이다.

아울러 조 씨는 유튜브를 보며 사제 총기를 만들었고 범행에 사용한 실탄은 “20여년 전 구매해 창고에 보관해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유족에 대한 조사도 이어가고 있다. 유족 뜻을 반영해 경찰서가 아닌 제3의 장소에서 유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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