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아카데미 매니징 디렉터 수지 볼프가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한 법적 투쟁을 멈추지 않고 있다.
2023년 말 국제자동차연맹(FIA)가 제기한 ‘이해충돌 조사’ 이후 약 2년이 지난 지금도 그녀는 명예훼손 혐의로 FIA를 상대로 한 소송을 계속 진행 중이다. 사건은 2023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FIA는 F1 여성 육성 프로그램인 ‘F1 아카데미’의 수지 볼프와 메르세데스 F1 팀 대표 토토 볼프의 관계가 이해충돌 규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즉각 조사에 착수했다.
이 조사는 패독 내에서 퍼진 ‘기밀 정보 유출’ 소문에서 비롯됐지만 불과 48시간 만에 종료됐다. 그러나 이미 언론은 볼프 부부를 둘러싼 의혹을 대대적으로 보도했고, 수지는 “하룻밤 사이에 나의 직업적 평판이 갈기갈기 찢겨졌다”고 회상했다.
FIA는 이후 성명을 통해 “FOM(Formula One Management)의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이 충분히 견고하며, 잠재적 이해상충을 막기 위한 보호조치가 마련되어 있다”고 발표했지만 수지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았다. 그녀는 “저의 성실성을 의심하는 수많은 기사가 나왔다. 저는 그런 취급을 거부했다”라고 단호하게 대응했다.
2024년 초 수지는 FIA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이 결정은 스포츠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고, 당시 메르세데스의 루이스 해밀턴 등 여러 인사들이 그녀의 용기를 지지했다. 하지만 소송은 현재까지 결론이 나지 않았고 FIA는 이후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수지는 “내 성실성을 공격하는 것을 용서하지 않겠다”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그녀는 “내가 하는 일이 좋은 일인지 아닌지는 각자의 의견이 있을 수 있다”라며 “하지만 나의 성실성을 공격하는 것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이 사건은 단순한 개인 소송을 넘어 F1 거버넌스의 투명성과 권력 구조에 대한 문제 제기로도 이어지고 있다. FIA 내부 개혁과 투명성 논란이 불거지는 가운데 수지의 싸움은 모터스포츠계 전반의 신뢰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F1 테스트 드라이버에서 F1 아카데미를 이끄는 리더로 성장한 수지 볼프에게 이번 소송은 단순한 명예 회복이 아니다. 그녀의 싸움은 “선구자는 언제나 감시의 표적이 된다”는 현실에 맞선 저항으로 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