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이후, 규제 지역을 비껴간 인천 송도와 경기 화성(동탄) 일대가 벌써부터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수도권이면서도 주담대 제한을 받지 않고 세제 혜택은 누릴 수 있어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지난 15일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도시를 규제지역을 묶으면서 인천 송도국제도시와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를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와 관련된 문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송도의 경우 GTX B노선 개발에 따른 교통 호재가 기대되면서 그동안 침체기를 겪어왔던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송도는 국제도시 개발 이후 한때 큰 인기를 끌었으나, 서울과의 거리와 접근성 문제로 인해 아파트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을 그렸다. 최근 발표된 GTX B노선 착공 소식에도 송도의 아파트 매매가는 여전히 하락세를 이어갔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송도의 평균 매매가는 올해만 2.61% 하락했으며, 일부 단지의 가격은 최고가 대비 반값에도 못 미치는 매매가를 기록해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더샵송도마리나베이 전용 84㎡의 경우 지난 9월 5억8500만 원에 손바뀜됐는데 이는 2022년 최고가였던 12억 4500만원보다 7억 원가량 하락한 가격이다.
하지만 정부의 이번 10·15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면서 송도가 비규제 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풍선효과로 수혜를 보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힘을 얻는 분위기다.
특히 GTX B노선까지 개통되면 송도에서 서울 여의도까지 23분, 서울역까지 29분 만에 도달할 수 있어 교통 접근성도 크게 개선되기 때문이다.
대출 규제 한도로 현금 조달해야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GTX 개발 효과가 아직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송도 아파트 가격은 아직 상승 여력이 있다”라며 “특히 초역세권 아파트와 비역세권 아파트의 차별화가 뚜렷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인해 대출은 수월하게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는 16일부터 수도권 지역의 15억원 이하 아파트는 6억원 대출 한도, 15억에서 25억원은 4억원 한도, 25억원 이상의 아파트는 2억원으로 제한했다.
이로 인해 실수요자들의 신규 대출이 까다로워지면서 대출 없이 현금을 보유한 투자자들만이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NH농협은행과 신한은행 등 주요 은행들은 올해 이미 가계대출 목표를 초과하거나 거의 소진된 상태로 연말까지 대출 문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국토교통부의 이상경 차관은 “현금을 가진 사람은 언제든지 시장에서 원하는 주택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유세 개편과 같은 추가적인 세제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