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신기록 도전하는 수영 계영 대표팀, 막내 김영범이 ‘열쇠’
(영종도=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6분58초55는 2009년 로마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수립돼 16년째 깨지지 않고 있는 남자 계영 800m 세계 기록이다.
전신 수영복 규제가 도입되기 전에 탄생한 이 기록의 주인은 미국 대표팀이며, 당시 1번 영자로는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가 뛰었다.
파리 올림픽에서 동메달 1개의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남겼던 한국 경영 대표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숫자이기도 하다.
한국 수영 국가대표 계영 800m 막내 김영범(19·강원도청)은 지난 8일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세계수영연맹(World Aquatics) 2025 싱가포르 세계선수권대회 미디어데이에서 계영 800m 세계 신기록이 목표라고 밝혀 수영계를 놀라게 했다.
세계를 놀라게 할 준비를 마친 경영 대표팀은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결전지 싱가포르로 출국했다.
출국에 앞서서 김효열 수영 대표팀 총감독은 “세계 신기록은 본인(김영범)이 (자유형 200m 구간을) 1분44초대에 들어오면 가능하다. 다른 선수들은 언제나 자기 몫을 해줬다. 김영범이 제 몫을 해주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힘을 실어줬다.
한국 계영 800m 대표팀은 지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7분01초73으로 금메달을 차지하고 한국 신기록을 수립했다.
당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김우민과 황선우(이상 강원도청), 이호준(제주시청)까지 3명은 꾸준히 좋은 기록을 유지한다.
그러나 한국 경영은 4번 영자를 찾지 못한 것이 풀지 못한 숙제였다.
원래 접영이 주 종목인 김영범은 올해 3월 대표선발전 자유형 100m에서 황선우를 제차고 우승을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키고 단숨에 한국 수영 기대주로 떠올랐다.
김영범은 계영에 집중하고자 이번 대회는 자유형 100m와 계영 800m에만 출전하기로 했다.
관건은 김영범의 기록이다.
황선우와 김우민이 1분43초대에 안정적으로 진입하고, 이호준과 김영범이 1분44초대에 들어오면 세계 신기록도 꿈만은 아니다.
김영범은 막내답게, 연습 때 좋은 성과가 나오면 ‘쪼르르’ 감독에게 달려가 자랑하곤 했다.
김효열 총감독은 “김영범 선수가 연습 때 기록이 잘 나오면 제게 와서 자랑하고 가더라. 그럴 때마다 자신감을 얻도록 힘을 북돋아 주곤 했다. 본인도 자신감 있게 이번 대회를 준비해서 조심스럽게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했다.
김영범에게 얼마나 자주 김 총감독을 찾아갔는지 묻자 그는 쑥스러워하며 “일주일에 한 번은 자랑한 거 같다. 연습 때 매주 기록이 좋아졌다. 그리고 훈련 마지막에는 목표로 한 기록에 가까워졌다”고 답했다.
경영 대표팀의 현실적인 첫 번째 목표는 2회 연속 계영 800m 메달 획득이다.
한국 수영은 지난해 도하 대회 계영 800m에서 7분01초94로 은메달을 획득해 역대 첫 세계선수권대회 계영 시상대에 올랐다.
김우민과 황선우, 이호준, 김영범 4명이 계영 결승에 출전한다는 밑그림은 그렸지만, 영자 순서는 정하지 않았다.
김 총감독은 “싱가포르 현지는 매우 덥고 습도까지 높아서 체력 관리가 중요하다”면서 “계영 800m는 당일 컨디션을 고려해야 한다. 이 부분은 전동현 지도자와 충분히 상의해서 좋은 결과를 낼 조합을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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