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피 활약+포트2 수성’… ‘스리백+손흥민 활용’은 글쎄

‘젊은 피 활약+포트2 수성’… ‘스리백+손흥민 활용’은 글쎄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홍명보호가 10월 A매치 일정을 마친 가운데 가능성과 숙제를 동시에 확인했다.

14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파라과이 축구 대표팀의 친선경기. 한국 축구 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경기장에 입장한 뒤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10일 브라질, 14일 파라과이를 각각 상대했다. 두 팀 모두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팀이다. FIFA 랭킹 23위 한국은 6위 브라질에 0-5 대패를 당했고, 37위 파라과이를 상대로는 2-0 승리를 거뒀다.

◇이강인·오현규·엄지성… 젊은 피 활약

14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파라과이 축구 대표팀의 친선경기. 오현규가 추가골을 넣은 뒤 이강인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명보호가 ‘삼바 군단’ 브라질 앞에서 철저하게 무너진 가운데 그나마 번뜩였던 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었다. 이강인은 특유의 드리블과 탈압박 능력으로 태극전사 중 가장 돋보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미 대표팀에 대체 불가 자원이 된 이강인은 파라과이전에서 짧지만, 강렬한 존재감을 뽐냈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투입돼 2001년생 동갑내기 오현규(헹크)와 합작품으로 추가 골을 만들었다.

오현규는 최전방 자리가 무주공산인 가운데 적임자는 자신이라는 걸 어필했다. 최근 소속팀과 대표팀을 가리지 않는 활약으로 첫 번째 선택지로 떠올랐다. 11월 A매치에는 조규성(미트윌란)이 부름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단 한발 앞섰다는 평가다.

14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파라과이 축구 대표팀의 친선경기. 엄지성이 골을 넣고 세리머니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02년생 엄지성(스완지 시티)도 파라과이전에서 좋은 활약을 했다. 대표팀에서 처음 선발 기회를 잡은 엄지성은 자신감 넘치는 돌파와 함께 선제골까지 만들었다.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이 부상으로 빠지며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홍 감독은 파라과이전이 끝난 뒤 공격진의 젊은 피 활약에 “이강인, 오현규, 엄지성은 공을 들이고 있는 중요한 공격 자원”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대패 극복과 포트2 수성

14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파라과이 축구 대표팀의 친선경기. 2-0으로 승리한 한국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브라질전 대패 후 대표팀 훈련 분위기는 평소보다 가라 앉았다. 주장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이 브라질과 경기 후 “기죽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거듭 말한 이유기도 했다. 직전 경기에서 큰 점수 차로 지며 어려움을 겪을 법도 했지만, 파라과이전 승리로 자신감을 찾았다.

무엇보다 치명적인 패배 후 곧장 분위기를 바꾼 경험을 얻었다. 홍 감독은 10월 A매치를 월드컵 1, 2차전 형태의 시뮬레이션으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월드컵 첫 경기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을 때 이어지는 경기에 임하는 자세와 극복하는 힘을 배우길 바랐다.

홍 감독은 “브라질전 대패로 정신적으로 힘들고 두려움이 분명 있었을 것”이라며 “모든 구성원이 각자 역할을 하며 이겨내려고 했다. 선수들을 칭찬해 주고 싶고 가장 큰 소득”이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14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파라과이 축구 대표팀의 친선경기. 엄지성이 선제골을 넣은 가운데 주장 손흥민이 동료들을 한데 모아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기에 오는 12월 열리는 월드컵 본선 조 추첨에 영향을 미치는 포트 관리도 해냈다. 포트가 높을수록 강팀을 피할 가능성이 커지는데 한국은 23위로 포트2 끝자락에 있다. 우리보다 순위가 낮은 파라과이에 패하면 포트3으로 밀려날 수 있었으나 일단 자리를 지키며 한숨 돌리게 됐다. 이번 월드컵 포트 배정은 11월 FIFA 랭킹을 기준으로 한다.

◇‘여전히 불안’ 스리백

10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브라질 축구 대표팀의 친선경기. 한국 선수들이 실점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홍명보호의 화두는 스리백 전술이다. 홍 감독은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한 뒤 대표팀에 스리백 주입을 시작했다. 최정예 전력으로 나선 9월 A매치 2연전에서는 미국, 멕시코를 상대로 가능성을 보였으나 이번엔 철저히 당했다.

본선에서 만날 강팀을 대비한 플랜B라고 하나 브라질의 유려한 개인기와 속도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공격에서도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지 못하며 효율성이 바닥을 쳤다.

파라과이전에서는 브라질전과 달리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를 스리백의 중앙이 아닌 왼쪽 스토퍼로 세우며 변화를 꾀했다. 중앙에 있을 때 조율에 신경 썼던 김민재는 측면에서 적극적인 일대일 싸움 등 자유를 얻자 좋은 모습을 보였다. 김민재 개인으로는 성공적인 변화였으나 스리백 전체로는 여전히 견고함이 부족했다.

10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브라질 축구 대표팀의 친선경기. 한국 조현우를 비롯한 선수들이 실점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라과이는 남미 예선 18경기에서 14골로 경기당 1득점을 하지 못했다. 이번 경기에서도 공격 짜임새는 떨어졌다. 하지만 파라과이의 공세가 연달아 나올 땐 홍명보호 스리백도 같이 흔들렸다.

홍 감독은 “조직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보진 않는다”며 “중요한 건 실점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손흥민도 포백과 스리백 각자의 장단점이 있다며 “팀으로 여러 전형을 할 수 있는 건 플러스 요인”이라고 말했다.

월드컵까지 남은 시간은 8개월, 공식적인 A매치는 11월과 3월 각각 2경기씩이다. 스리백 장착을 언제까지 가져갈지 또 플랜A 포백의 완성도와 경쟁력은 어느 정도인지도 판단해야 할 시점이다.

◇‘슈팅 못 하는 주포’ 손흥민

10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브라질 축구 대표팀의 친선경기.
한국 손흥민을 비롯한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출신을 보유한 건 큰 자산이다. 다만 월드컵 본선에서 한 번의 기회를 살리기 위해선 활용도를 극대화해야 한다.

손흥민은 이번 2연전에 모두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다. 하지만 2경기에서 손흥민이 시도한 슈팅은 0회다. 슈팅이 없으니, 득점이 나올 리도 만무하다. 브라질전은 객관적인 전력 차가 있다고 하더라도 주도권을 잡았던 파라과이전에서도 손흥민이 공을 잡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없었다.

손흥민도 파라과이전이 끝난 뒤 “상대가 수비를 두텁게 하면서 발밑, 공간으로 공을 받기 어려웠다”며 스스로 고립됐다고 인정했다.

10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브라질 축구 대표팀의 친선경기. 손흥민이 공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손흥민은 지난달 A매치 2경기에서 모두 골 맛을 봤다. 오현규와 짝을 이뤄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대표팀 가장 큰 무기의 활용법도 고민이 필요하다.

홍 감독은 손흥민이 원래 자리인 왼쪽 측면에서 뛸 가능성에 대해 “전혀 없다고 볼 순 없다”면서도 “어느 시점, 어느 포지션에 서느냐는 경기 상황을 봐야 한다. 잘 활용할 수 있는 타이밍을 보면 그 역할을 충분히 해 줄 선수”라고 말했다.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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