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근한 기자) 삼성 라이온즈 ’58억 마무리’ 투수 김재윤이 올가을 ‘돌부처’ 못지않은 안정감을 선보이고 있다. 공교롭게도 오승환 은퇴 경기부터 시작해 5경기 연속 퍼펙트 피칭을 이어가는 흐름이다.
김재윤은 지난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 9회 구원 등판해 1이닝 무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5-2 승리에 이바지했다.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단 1승만 남겼던 삼성은 14일 경기에서 선발 투수 아리엘 후라도를 앞세워 준플레이오프 업셋을 노렸다. 삼성은 3회말 김지찬의 1타점 선제 중전 적시타로 리드를 잡은 뒤 6회말 르윈 디아즈의 추가 1타점 좌전 적시타로 2-0까지 달아났다. 삼성 선발 투수 후라도는 7이닝 102구 2피안타 9탈삼진 2사사구 무실점 완벽투를 뽐냈다.
삼성은 8회초 불펜진이 흔들리면서 위기에 빠졌다. 무사 1, 2루 위기에서 바뀐 투수 이승현이 박성한에게 2타점 동점 좌중간 적시 2루타를 맞았다. 삼성은 이어진 무사 3루 위기에서 배찬승과 이호성이 역전 실점을 막고 이닝을 마쳤다.
반격에 나선 삼성은 8회말 2사 1루 상황에서 디아즈의 우월 2점 홈런으로 리드를 되찾았다. 이어 이재현이 초구 백투백 홈런을 때려 3점 차 리드를 이끌었다.
삼성 벤치는 9회초 마무리 투수 김재윤을 올렸다. 김재윤은 선두타자 최지훈을 4구째 136km/h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은 뒤 이율예를 3루수 땅볼로 유도해 아웃 카운트를 쉽게 늘렸다. 김재윤은 마지막 타자 정준재까지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김재윤은 2025시즌 63경기(57⅔이닝)에 등판해 4승 7패 13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 4.99로 시즌 내내 기복이 심한 흐름을 보였다. 시즌 중반 이호성에게 마무리 자리를 잠시 넘겼을 정도였다.
하지만, 김재윤은 가을야구 무대에서 완전히 달라진 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와일드카드 결정전 시리즈에서 등판을 건너뛴 김재윤은 지난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5-2로 앞선 9회말 등판해 1이닝 10구 무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쾌투를 펼쳤다.
김재윤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7회말 1사 2루 위기에서 조기 구원 등판해 박성한과 에레디아를 가갂 헛스윙 삼진과 파울 뜬공으로 잡고 실점을 막았다. 김재윤은 8회말 선두타자 최정까지 유격수 땅볼로 잡고 배찬승에게 공을 넘겼다.
김재윤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도 탈삼진 2개를 포함해 퍼펙트 피칭으로 세이브를 달성했다. 김재윤은 오승환 은퇴 경기였던 정규시즌 최종전부터 시작해 가을야구까지 5경기 연속 퍼펙트 투구를 이어오고 있다. 게다가 김재윤은 개인 통산 준플레이오프 세이브 4개 달성으로 종전 구대성(전 한화 이글스)과 함께 보유했던 준플레이오프 개인 통산 최다 세이브 신기록까지 작성했다.
준플레이오프 4차전 승리 뒤 취재진과 만난 김재윤은 “준플레이오프 세이브 신기록으로 구대성 선배님 기록을 넘어설 수 있어 영광이다. 좋은 팀에서 좋은 동료들을 만나 세이브 기록을 얻은 덕분에 이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다”라고 기뻐했다.
4차전 등판 상황을 되돌아본 김재윤은 “벤치에서 최대한 멀티 이닝으로 안 가도록 부담을 안 주시려고 한 듯싶다. 앞에서 배찬승, 이호성 선수가 귀중한 경험을 쌓았다고 본다. 그래야 더 성장할 수 있다”며 “디아즈가 홈런을 쳤을 때 확 긴장감이 왔는데 (이)재현이 홈런 덕분에 조금이나마 부담을 덜 수 있었다. 홈런을 때린 두 선수에게 정말 고마웠다”라고 바라봤다.
김재윤은 정규시즌 기복과 부진을 씻는 가을야구 쾌투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재윤은 “포스트시즌에 올라와서 세이브를 하다 보니까 더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일단 컨디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잘 쉬고 잘 준비했다. 100% 컨디션으로 올라간다면 이번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믿었다”라고 강조했다.
삼성은 오는 17일부터 한화 이글스와 플레이오프 시리즈를 치른다. 4차전 승리로 이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점이 큰 성과다.
김재윤은 “하루만 쉬고 들어가는 것과 이틀을 쉬고 들어가는 건 정말 큰 차이다. 아무것도 안 하고 푹 하루를 더 쉴 수 있다는 건 긍정적인 변수다. 한화가 투수와 야수 모두 좋은 팀이라 어려운 경기를 펼칠 수밖에 없다. 그래도 우리 팀 분위기가 원체 좋은 흐름 속에서 올라가는 거라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나도 플레이오프에서 준플레이오프 투구와 똑같은 결과를 보여드릴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김재윤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두 팀의 마무리 대결도 흥미롭게 됐다. 한화는 올해 2승4패33세이브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하며 특급 마무리로 거듭난 김서현이 대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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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