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향장기수 안학섭 “러·중 경유해 北 가겠다”…정부에 공식 협조 요청

비전향장기수 안학섭 “러·중 경유해 北 가겠다”…정부에 공식 협조 요청

사진 = 뉴시스

 

비전향장기수 안학섭(95)씨가 판문점을 통한 송환이 무산된 지 두 달여 만에 제3국을 경유한 북송 추진 요청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시민단체는 “기약 없이 통일부의 답변을 기다릴 수 없다”며 통일부·외교부를 비롯해 중국·러시아 대사관에 협조 공문을 접수한 상태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안학섭선생송환추진단(추진단)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누구나(nuguna) 공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 선생이 제3국인 러시아 또는 중국을 통해 북한으로 가겠다는 결단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적 추진단 공동단장은 “통일부 장관이 국감장에서 과거 권위주의 정부의 잘못을 인식하고 ‘송환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우린) 공식적인 공문 등을 전달받지 못했다”며 “민간단체가 북송 방법과 그 실천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와 중국 정부가 협력한다면 충분히 갈 수 있다”며 “이미 두 나라 대사관에 (협조) 공문을 전달했고, 통일부와 국정원이 함께 TF를 결성해서 의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추진단은 양국 정부에 ▲입국 비자 발급 및 체류 허가 ▲출국 보장 ▲현지 지원 및 신변 안전 확보를 요청했으며, 통일부에는 북측과의 실무 협의 창구 개설 등을 요구했다.

한명희 추진단 공동단장은 “송환 경로로 인천–블라디보스토크–평양 혹은 인천–베이징–평양을 검토 중이며, 비용 전액은 추진단이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안씨는 이날 “판문점을 통한 송환이 무리한 요구였나”며 “공개적으로 송환을 요구한 지 벌써 세 달이 넘었다. 정부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한다고 해놓고 아무런 답변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언제 죽을지 모를 내 자신의 생명은 내가 제일 잘 알고 있다. 내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없다”면서 “러시아와 중국을 통해서라도 조국으로 돌아갈 새로운 방법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공문 답변 시한은 오는 24일까지다. 추진단은 정부가 협조 요청에 응하지 않을 경우, 여권 발급과 항공권 예매 등 공식 절차를 거쳐 공항에서 직접 출국을 시도하는 형태의 투쟁도 검토하고 있다.

안씨는 6·25전쟁 중이던 1953년 체포돼 국방경비법 위반 혐의로 42년간 수감 생활을 했다. 1995년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으며,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직후 북송 기회가 있었지만 “미군이 철수할 때까지 투쟁하겠다”며 남한 잔류를 선택했다.

현재 그는 폐부종 등으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추진단에 따르면 ‘언제 심정지가 올지 모를 정도로 위중한 상태’다.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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