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전남)=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내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드를 위해 끈임없이 노력하는 원조 슈퍼스타 박성현이 국내에서 열린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30만달러)에서 막판 승부수를 걸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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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은 전남 해남군의 파인비치 골프링크스(파72)에서 열린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1라운드 전날인 15일, 이데일리와 만나 “이번 대회를 앞두고 퍼터를 바꿨다”고 소개했다. 박성현은 “원래 말렛 퍼터를 썼다가 일자형으로 바꿨다가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반달 모양 퍼터를 들고 나왔다. 퍼트 감이 너무 올라오지 않아서 아예 새로운 느낌을 주고자 처음으로 반달 퍼터를 써본다”며 “새로운 퍼터와 믿음을 잘 쌓아서 이번주 좋은 성적을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LPGA 투어 통산 7승(메이저 2승)을 거두며 세계 랭킹 1위까지도 올랐던 박성현은 코로나19 시기에 부상이 겹치면서 오랜 기간 슬럼프에 빠졌다. 지난해엔 손목 부상 때문에 병가를 내 1년을 통으로 쉬었고 올해 복귀했지만 초반까지도 성적은 좋지 않았다. 시즌 첫 대회부터 7개 대회 연속 컷 탈락을 기록하며 깊은 부진에 빠졌다. 하지만 서서히 경기 감각을 끌어 올렸고, 지난 8월 스탠다드 포틀랜드 클래식에서는 무려 6년 만에 LPGA 투어 ‘톱10’을 기록하며 부활을 알렸다.
하지만 올해로 시드가 끝나는 박성현은 아직 내년 시드가 불확실하다. 한 시즌 성적을 포인트로 환산한 CME 포인트 랭킹 80위 안에 들어야 내년 안정적인 투어 활동을 보장받는데, 박성현의 랭킹은 현재 117위다. 100위 안에 들면 조건부 시드라도 받지만, 그마저도 받을 수 없는 순위다.
현재 박성현에게 남은 대회는 두 개. 이번주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과 다음달 열리는 디안니카 드리븐뿐이다. 특히나 이번 대회는 추천 선수로 출전한 것이어서 CME 포인트를 받을 수 없다. 사실상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노리고 안니카 드리븐에서 최상위권에 오르는 시나리오가 박성현이 내년 시드를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이다.
박성현은 “주위에서, 저희 가족도 내년 시드 걱정을 너무 많이 해서 이야기를 너무나 많이 들었다. 정작 저는 마지막 경기가 끝난 뒤 생각하려고 한다”며 “솔직히 예전에는 제 랭킹을 찾아본 적이 없는데 요즘에 신경쓰게 됐다. 제가 본다고 랭킹이 달라질 것도 아닌데 랭킹에 연연하는 제 모습에 조금 짜증이 났다. 그래서 지금은 안 보고 있고, 어차피 대회가 두 개밖에 안 남아서 대회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박성현은 추천 선수여서 CME 포인트를 받을 수 없는 이번 대회에서 해야 하는 건 우승이라고 했다. 그는 “하반기가 지나면서부터 공이 잘 맞는다. 전날 안 풀렸어도 다음날 10언더파를 칠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많이 든다. 우승도 할 수 있다는 샷 감과 경기력이다. 이제 경기가 두 개밖에 안 남았기 때문에 ‘톱10’, 톱5‘를 하고 싶다기보다는 우승하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고 강조했다.
현재 박성현에게 필요한 건 꾸준함과 평정심이다. 하루, 이틀씩 잘치다가도 꼭 한 라운드에서 크게 타수를 잃는 경우가 나오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성현은 “요새 잘 치는 라운드가 있다 보니까 ’어제 이렇게 잘했는데 지금 뭐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저에게 화가 날 때가 있다. 그때 평정심을 잃고 보기가 나오면서 마지막에 후회하는 대회들이 있었다. 이달 초 치른 롯데 챔피언십에서도 그랬다”고 돌아봤다.
이어 박성현은 “전날과 같은 실수를 할 때 가장 화가 난다. 롯데 챔피언십에서도 그 화를 이기지 못했다”며 “이번주는 더 차분하게 경기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그는 “솔직히 공은 잘 맞는다. 경기력도 계속 좋아지고 있다. 다만 톱니바퀴가 조금씩 맞지 않고 퍼트가 안 따라주는 게 패인이다. 그래도 더 차분한 마음으로 경기하는 게 목표다. 이번주는 비는 물론 바람도 많이 불 거라고 예보돼서 한 홀에서 스코어를 크게 잃더라도 동요하지 않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경기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또 박성현은 의외로 우승에 필요한 건 ’더 좋은 샷‘이라고 꼽았다. 보통 선수들이 쇼트게임과 퍼트라고 말하는 것과는 다른 답변이다.
이에 대해 박성현은 “제가 골프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추구하는 건 딱 하나, 무조건 샷이 좋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박성현은 “좋은 샷을 갖고 있어야 메이킹도 할 수 있고 퍼트까지 따라준다. 좀 멍청한 생각이지만 지금 퍼트가 안 따라주는 게 그만큼 샷이 더 안 올라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의 우승을 보면 샷이 원톱으로 좋았을 때 따라왔다. 퍼트를 못 넣는 것도 샷을 더 붙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제 모든 샷을 탄탄하게 만들면 아무리 퍼트가 안 따라줘도 분명히 버디가 많이 나올 것이다. 그럼 우승에 가까워지고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박성현은 기회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자신이 해온 대로 뚝심있게 마지막까지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성현은 “올해 노력했던 모든 걸 잘 마무리짓고 싶다. 기회가 두 번밖에 남지 않아서 어려운 일이라는 것, 안 될 확률이 훨씬 크다는 것도 알지만, 11월 마지막 경기 마지막 라운드, 마지막 홀까지 우승을 위해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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