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참 선수와 갈등?’ 울산서 2개월 만에 퇴진…신태용 “내 잘못이고 내 불찰”

‘고참 선수와 갈등?’ 울산서 2개월 만에 퇴진…신태용 “내 잘못이고 내 불찰”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K리그1 3연패를 달리던 울산HD가 흔들리자 13년 만에 한국 구단 지휘봉을 잡았던 신태용 감독이 두 달 만에 성적 부진으로 팀을 떠났다. 

본인은 최선을 다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며 울산 팬들에게 사과했다.

신 전 감독은 1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을 통해 “처용전사 여러분, 울산 HD 팬 여러분 죄송하다. 기대 많이 하셨을 텐데, 반전을 이끌지 못했다”라며 “내 잘못이고 내 불찰이다. 감독으로서 역할을 다해내지 못했다”라고 사과했다. 

신 감독은 K리그 레전드이자 선수 시절 활약했던 성남 지휘봉을 잡고 201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2017년 여름 울리 슈틸리케의 경질로 소방수 역할을 하며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했다. 당시 신 감독의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단 한 번도 탈락한 적 없었던 독일을 2-0으로 무너뜨리며 조별리그 탈락이란 불명예 기록을 안겼다. 

신 감독은 휴식을 취한 뒤, 2019년 말 인도네시아 축구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인도네시아 축구사에 한 획을 그었다. 2024년에는 2026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 개최)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단계에 최초로 진출했다. 

올해 1월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 전기컵에서 22세 이하(U-22) 선수들을 데리고 출전했다가 조별리그에서 탈락하자, 인도네시아축구협회장 에릭 토히르는 신 감독을 경질시키기에 이르렀다. 

신 감독은 국내로 돌아와 쉬던 도중, 성적 부진으로 창단 이래 처음 시즌 도중 김판곤 감독을 경질한 울산의 러브콜을 받았다. 고사하던 신 감독도 구단의 끈질긴 설득에 응하며 지난 8월 울산 지휘봉을 잡았다.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에서의 성과가 있기 때문에 울산 팬들은 신 감독의 K리그 복귀에 환영의 의사를 드러냈다. 

신 감독은 첫 경기인 제주 유나이티드 전을 1-0으로 승리하면서 길었던 울산의 무승을 끊어 첫 단추를 잘 끼웠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이후 7경기에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3무4패)

승강제 시행 이래 단 한 번만 파이널B(하위 6팀)로 떨어졌었던 울산은 2015년 이후 10년 만에 다시 파이널B로 추락하면서 지난 9일 신 감독의 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선수단 및 구단과의 문제 등 여러 이슈가 불거졌다. 골프채 사건, 선수단과의 불화, 구단과의 소통 문제 등 계약 해지 직후 드러난 사안들로 울산 구단 안팎의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신 감독은 “여러 이야기가 돌고 있지만, 나의 패착이 가장 크다. 이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없다. 죄송하다”라고 팬들에게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단 한 가지, 울산HD 비상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만은 알아주셨으면 한다. 나 역시 여러분들처럼, 그 누구보다 울산HD의 반전을 원했고, 도약을 원했고, 명가 재건을 원했다”라며 “모든 것을 걸고 한다고 했으나, 마음처럼 되지 않았습니다. 다른 변명은 하지 않겠다. 나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신 감독을 떠나보낸 울산은 노상래 유소년 디렉터가 감독 대행을 맡기로 했다. 울산은 오는 18일 광주FC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러야 한다. 

현재 10위(승점 37)인 울산은 이 경기를 기점으로 다가올 파이널 라운드 5경기에서 반전을 노려야 승강 플레이오프로 떨어지지 않는다. 잔류 순위인 9위 수원FC(승점 38)와의 격차는 크지 않다. 

신 감독은 “비록 좋지 않게 떠나지만, 웃으면서 떠나지 못하지만, 이렇게 떠나더라도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이 말을 하지 않고 떠나면 후회할 것 같아서다”라며 “처용전사 여러분, 울산HD 팬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하다. 나는 울산HD에서 모든 팬들의 진심을 느꼈다”라고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신 감독은 “나는 울산HD를 떠났다. 하지만 울산HD가 1부리그를 떠나서는 안 된다. 처용전사와 울산HD 팬 여러분들이 울산HD를 가장 뜨겁게 응원을 해줘야 할 때인 것 같다”라며 “나는 떠나지만, 명가 울산HD의 자긍심은 남아야 된다. 울산HD 코칭 스태프, 선수들을 열렬히 응원해 울산HD의 자존심을 지켜주세요. 나도 뒤에서 열심히 응원하겠다”라며 울산의 잔류를 기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프로축구연맹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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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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