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 오사카 도보여행기 2편

교토 – 오사카 도보여행기 2편

내용:

전편 : 

저녁도 조졌겠다 다시 출발

솔직히 때려치고싶었지만, 지금까지 걸은게 아깝기도 했고 이 주변에 아무것도 없어서 여기서부터 돌아가는것도 일이었음

그래서 그냥 출발

다리나 발목보다 가랑이가 찰과상 입은것처럼 계속 따끔거려서 걷기 너무 불편했지만 그냥 무시하고 걸음

무시하고 걷다보니 익숙해진건지 뭔지 딱히 못걸을 정도는 아니었음

구글맵이 시키는 대로 가면 계속 이런 철도 고가 밑 길로 가서 가까운 강변 따라 걷기로 결정

점점 더 어두워지기 시작함

아마도 이전 사진에 찍힌 다리 위에서 강 찍은 사진

강 주위가 완전 야생이었음

강변도로 입갤

점점 어두워지는데 가로등은 하나도 없고 옷도 둘 다 검은옷이라 차에 치이는거 아니냐 그런 얘기하면서 걸어감

주택가 한가운데에 송전탑이 있었음

일본인들은 이런거 신경 안쓰나

길에 사람 하나도 안보이다가 갑자기 자전거타고 지나가서 개놀람

솔직히 걸어가도 되는 길인지 긴가민가 하고 있었는데 우리 말고 지나가는 사람이 있다는것에 조금 안심되는 부분도 있었음

지나가다가 표지판보고 여기가 요도가와구나~ 함

이때 시간이 18시 인데 사진상으로는 별로 안 어두워보이지만 실제로는 어두웠다

카메라 어플에서 대충 노출같은거 조절해서 실제로 보이는것과 비슷하게 찍은 사진

대충 이런느낌으로 어두웠음

사진은 안찍었는데 걷다보니 길 중간이 펜스로 막혀있었음

뭐 설명은 없고 그냥 진입금지라고만 써있어서 가도 되는건가? 못가는거면 어떻게하지 출구도 없는데 다시 돌아가야하나 그런 생각하고 있었는데

옆에 산책하시던 아저씨 있길래 말 걸어서 물어봄

저 길 걸어가도 되나요?

ㅇㅇ 어디까지 가려고?

우메다요

뭐? 우메다는 좀 걸리는데, 이 길 따라서 쭉 걷다가 다리 건너가면 바로 나와. 어디서부터 왔어?

교토에서요

거기서부터 전차탄게 아니라 걸어왔다고? 

굉장하네

그리고 뭐 대충 일본인이랑 하는 템플릿 대화 일본어 잘한다 그런얘기 하고 바이바이함

길 알려주신건 고맙지만 우메다까지 십몇키로 남았는데 강 따라서 걸어가면 편의점도 쉴만한곳도 아무것도 없을거같아서 진출로 나오자마자 바로 주택가로 탈출

그렇게 쉬지도 않고 하염없이 걷다가

드디어 저 멀리 보이는 구원의 로손 간판

저 우유통이 존나 반가웠다

간만에 보급좀 하고

옆 공원에서 잠깐 앉아서 쉬려하는데 모기 존나많아서 도망침

얼마 쉬지도 않고 다시 출발

스키야도 드라이브스루가 있는게 신기했음

오사카가 아직도 10km라고…. 오사카시 말하는건가 

이쯤부터는 진짜 체력 바닥나서 남은거리가 줄어들지가 않았음

kfc간판을 봐서 들어가서 잠깐 쉬려했는데 2km 뒤에 있는거였음 아마 보행자 보라는 간판은 아니였겠지…

결국 대충 요시노야에서 규동 조지면서 쉼

근데 뭔가 쉬어도 회복이 되는게 아니라 고통에 대한 적응이 풀려서 다시 출발할 때 더 힘든 느낌이었음

결국 한 20분정도 쉬고 출발

갑자기 나온 벳푸 표지판

벳푸는 오이타에 있는거 아녀? 무슨뜻이여

슬슬 뭔가 도심같은곳에 진입하기 시작

오사카경제대학이었나? 그런 곳이었음

그 주변에 있던 수상하게 싼 자판기

니시나리구에 싸게 파는 자판기 있다고는 들었는데 여기는 그쪽도 아닌데 왜…

주변에 몇 개 더 있었음

싸니까 일단 물 한병 구매하고 다시 갈 길 갔음

피사의 사탑같은 건물도 보고

계속 걸어서

다시 강변 고속도로 밑 도로를 걷기 시작

그렇게 쭉 걷고있는데

ㅅㅂ 여기로 들어가라고 구글맵아?

결국 들어가긴 했는데 갓길조차 없는 그냥 차도였음

다행히 한 100미터 걸어가니 인도가 나왔음

근데 ㅅㅂ 저 굴다리로 안건너도 앞으로가면 육교로 건너갈 수 있었다

도시의 불빛들이 진짜 가까워졌고 구글맵 남은거리는 드디어 한자릿수가 됨

아까 아져씨가 알려준대로 요도가와를 건너는 다리

만약 탈출 안하고 이때까지 강변 걸었다면 끔찍했을듯

드디어 도심이 코앞

솔직히 부러웠다

당초 계획은 22시쯤 도착하여 전철타고 복귀였는데

22시 전철을 타도 기숙사까지 가는 버스가 끊겨서 한 3km 걸어가야 했음

결국 대충 버티다가 첫차타고 돌아가기로 결정

목욕탕이나 가자는 말이 나와서 바로 가기로 함

목욕탕까지 가는 길에 러브호텔 숙박 4800엔~이라고 써있길래 걍 여기서 자고갈까 하고 들어갔는데

막상 들어가니까 15000엔이라길래 나옴

애초에 남자 둘이서 러브호텔 들어가는것도 좀 이상했긴 함

목욕탕 입갤

정말 인생 최고의 목욕이었다

목욕 마치고 나와서 다시 출발

지나가다가 이쯤어디에서 졸라 큰 바퀴벌레 봄

철길이 나오기 시작하고

드디어 도착

00시였다

07시부터 00시까지 17시간, 59km의 여정이 끝이 난…건 아니었다

첫차가 대충 5시인데 그때까지 쉴 곳 찾다가 

가라오케 야간이 존나 싸다길래 여기서 5시까지 쉬기로 했는데…

노래방이라 당연한 거겠지만, 존나 시끄러워서 거의 못잤다 한 1시간 잤으려나

이것도 아마 가라오케에서 캡쳐한걸로 기억함

그렇게 시간 때우고 0430쯤 나왔음

아무도 없는 거리… 는 아니였음

첫차 기다리는건지 뭔지 건물 구석에 사람들이 쭉 앉아있었음

시진찍으면 시비털릴거같아서 안찍음

전철이 오사카역 0500 발차였는데 승강장 못찾아서 못탈뻔함

청소하시던 아주머니한테 여쭤봐서 겨우겨우 찾아서

문 닫는다고 안내방송 나올때 겨우 탔음

그렇게 0640 무사 복귀 완료

약 24시간의 여정은 끝이 난다

그리고 한 이틀은 발목 발바닥 발등 등등 아파가지고 재대로 걷지도 못했음

이번 여행으로 깨달은 점

대중교통의 소중함

마라톤 선수들 대단해

재밌게 걷는건 20km까지, 30km까지는 할만은 함 그 이상은 안하는걸로

다음에도 뭔가 특별한 경험 하면 다시 여행기 끄적여보겠음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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