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월드컵 예선 한 조에서 나란히 탈락할 뻔한 아프리카 강호 남아프리카공화국, 나이지리아가 모두 한숨 돌렸다.
15일(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음봄벨라의 음봄벨라 스타디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프리카 예선 C조 최종전을 치른 남아공이 르완다에 3-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남아공은 5승 3무 2패, 승점 18점으로 예선을 마쳤다. C조 1위다. 아프리카 예선은 각조 1위가 본선에 직행하고 각조 2위 중 성적이 좋은 4팀이 플레이오프를 벌여 대륙간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다투는 방식이다. 남아공이 월드컵 본선에 올랐다.
남아공은 지난달 황당한 사태를 겪었다. 올해 3월 치른 레소토전에서 부적격 선수인 테보호 모코에나를 출전시킨 게 뒤늦게 문제시됐고, 당시 경기는 2-0으로 승리했지만 FIFA가 반년 뒤 징계를 내려 0-3 몰수패를 선언한 것이다.
모코에나의 징계는 남아공 축구협회 입장에서 헷갈릴 만한 일도 아니었다. 앞선 경기들에서 경고를 두 번 받아 나온 경고누적 출장정지였다. 초보적인 실수다.
8라운드까지 조 선두를 달리고 있던 남아공은 몰수패 처리 후 베냉에 선두를 내주고 2위로 떨어졌다. 엄청난 위기였다. 10월 2연전 중 첫 경기였던 짐바브웨전도 0-0 무승부에 그치면서 탈락 위기는 최종전까지 이어졌다. 다행히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조 선두를 따냈다.
나이지리아는 15일 베냉에 4-0 승리를 거두면서 조 2위를 차지했다. 조 최하위와의 경기 결과를 제외했을 때 승점 15점과 골득실 +7로 각조 2위팀 중 네 번째로 성적이 좋았다. 플레이오프에 말 그대로 턱걸이 진출했다. 베냉전에서 골을 하나라도 덜 넣었으면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번만큼은 정신 차리고 다득점 경기를 만들어냈다. 예선 내내 부진하던 빅터 오시멘이 급해지자 해트트릭을 터뜨렸다.
나이지리아의 문제는 남아공처럼 행정적인 실수가 아니라, 그냥 축구를 못한 점이었다. 빅터 오시멘, 빅터 보니페이스, 아데몰라 루크먼, 톨로 아로코다레 등 빅 리그 수준급 공격자원을 다수 보유했음에도 불구하고 공격도 수비도 시원찮았다. 특히 예선 초반에 레소토, 짐바브웨와 연달아 비기고 4라운드에 베냉에 패배하는 등 초반 4경기에서 3무 1패라는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이후 정신 차리고 6경기에서 4승 2무를 거뒀다.
베냉은 첫 월드컵 본선행의 꿈이 좌절됐다. 베냉이 충분히 선전했을 뿐 아니라 남아공과 나이지리아의 승점 사냥 속도가 느려지면서 한때 조 선두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최종전에서 대패하는 바람에 나이지리아와 같은 승점에서 골득실이 밀려 안타깝게 조 3위에 그쳤다.
사진= 남아프리카공화국 축구협회 X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