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허장원 기자] 애니메이션 영화 ‘체인소 맨’이 ‘귀멸의 칼날’의 장기 독주를 끝내고 첫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지난 24일 개봉된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이하 ‘체인소맨’) 역시 개성이 매우 강한 애니메이션으로 알려졌다. 개봉 3일만에 흥행 수입 12억엔(한화 약 113억 원)을 돌파하며 쾌조의 출발을 알려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흥행을 이끈 ‘극장판 귀멸의 칼날:무한성편(‘귀멸의 칼날’)’을 이어갈 수 있는 다음 주자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작품은 전 세계적으로 3,000만 부 이상 팔린 후지모토 타츠키의 원작 ‘체인소 맨’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에피소드를 담은 첫 극장판이다. 전기톱 악마 ‘포치타’와의 계약으로 ‘체인소 맨’이 된 소년 ‘덴지’와 정체불명의 소녀 ‘레제’의 만남이 전개된다.
‘체인소 맨’은 첫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설명보다 이야기에 속도를 붙이는 방식을 택했다. 악마, 데블 헌터, 계약 등 세계관의 틀은 생략되고, 오직 레제라는 캐릭터를 축으로 서사를 이어나간다. 이는 팬들에게는 반가운 직진 전개이지만, 입문자에게는 이해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주요 설정이 꾸준히 언급되기 때문에 중반부에 이르면 ‘체인소 맨’의 틀과 캐릭터들의 성격을 파악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 ‘체인소 맨: 레제편’ 관람 후 ‘체인소 맨’ 시리즈를 찾아보며 시리즈에 입문하는 팬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더욱 깊은 재미를 원한다면 기본 설정 정도는 찾아보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체인소 맨’은 높은 수위의 폭력성과 피 튀기는 장면들로 인해 슬래셔 장르를 떠올리게 한다. 전체적인 분위기도 어두운 편이라 진입장벽이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만화적인 색감과 표현으로 악마들 간의 액션을 그려 묘한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잔혹하지만 그만큼 독창적인 개성의 액션과 이미지를 만날 수 있다. 기괴한 이미지와 연출이 스타일리시함으로 느껴질 때면 ‘체인소 맨’의 매력에서 쉽게 빠져나오기 어려워진다.
주인공 ‘덴지’는 순진한 듯 보이면서도 욕구에 충실한 캐릭터로, 터무니없는 동기와 예측 불가한 행동으로 웃음을 자아낸다. 여기에 검술을 다루는 ‘아키’, 강하지만 게으른 ‘천사의 악마’, 폭발적인 힘을 가진 ‘파워 등 ‘체인소 맨’에는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들이 다수 등장한다. 이들은 자신만의 가치관과 목표가 뚜렷해 부딪히는 순간이 많고, 이때의 재미가 크다. 특히 덴지와 그의 짝인 ‘빔’은 개그 콤비로 활약하며 작품의 무거운 분위기 속 웃음을 책임진다.
‘체인소 맨’ 극장판의 최고의 매력은 액션이다. 기괴한 외형의 악마들과 주인공들은 저마다의 능력을 독창적으로 응용하고 과시한다. 그로테스크한 이미지 속에서 분출되는 캐릭터들의 광기는 독창적인 액션신으로 이어져 몰입도가 높다. 타격감과 속도감이 높은 액션이 거대한 스크린에서 펼쳐질 때의 쾌감이 상당하다. 특히, 폭탄의 악마가 연속적인 폭발을 통해 힘과 스피드를 증폭시키는 장면의 연출이 특히 압권이다. 또한 덴지는 특유의 유쾌함과 괴짜스러운 액션으로 웃음을 더하며 작품의 재미를 배로 만든다.
여기에 일본을 대표하는 싱어송라이터 요네즈 켄시가 다시 한번 ‘체인소 맨’과 손잡았다. ‘극장판 체인소 맨:레제편’에 삽입된 신곡 ‘IRIS OUT’이 공개되자마자 폭발적인 반응이다. 앞서 그는 ‘체인소 맨’ TV 시리즈 오프닝곡 ‘KICK BACK’으로 시리즈의 인기에 기여한 바 있다.
‘체인소 맨: 레제편’은 원작을 잘 이식하면서도 스펙터클한 스크린에서 상영될 때 가질 수 있는 장점까지 흡수했다. 고어한 표현 방식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애니메이션 광풍을 잇기에 손색이 없는 짜릿한 작품이다. ‘귀멸의 칼날’에 이어 또 하나의 일본 애니메이션이 국내 극장을 휩쓸 것이 예상된다.
‘체인소 맨’은 전기톱 악마 ‘포치타’와의 계약으로 ‘체인소맨’이 된 소년 ‘덴지’와 정체불명의 소녀 ‘레제’의 폭발적인 만남을 그린 영화다.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허장원 기자 hjw@tvreport.co.kr / 사진= 소니 픽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