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파’ 한화 노시환 “표정부터 계획된 것…홈런보다 좋아”

‘연기파’ 한화 노시환 “표정부터 계획된 것…홈런보다 좋아”

LG전 7회말, 재치 있는 주루로 득점

태그 피하는 한화 노시환

(서울=연합뉴스) 한화 노시환이 26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와 홈 경기, 7회말 포수 태그를 피해 홈으로 향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대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노시환(24·한화 이글스)은 “표정 연기부터 계획된 것이었다”며 웃었다.

노시환의 연기는 동점 득점으로 이어졌고, 역전극의 서막이 됐다.

한화는 26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홈 경기에서 4-1로 역전승했다.

역전극의 서막은 노시환의 주루였다.

한화가 0-1로 뒤진 7회말 1사 후 좌전 안타로 출루한 노시환은 채은성의 좌중간 안타 때 3루에 도달했다.

1사 2, 3루에서 하주석의 기습 번트는 LG 투수 김영우의 정면으로 굴러갔다.

노시환은 3루와 홈 사이에 갇혔다.

이때 노시환의 ‘연기’가 시작됐다.

체념한 듯 LG 포수 박동원이 기다리는 홈 플레이트 쪽으로 천천히 걸어가던 노시환은 박동원이 접근하자, 빠르게 몸을 비틀며 태그를 피했다.

박동원의 포수 미트는 노시환의 몸에 닿았다.

주심은 아웃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노시환은 홈 플레이트를 밟으며 두 팔을 벌리며 ‘세이프’를 주장했다.

한화 더그아웃에서도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영상에서 박동원이 공을 오른손에 쥐고 왼손 포수 미트로 태그한 장면이 잡혔다. 일명 ‘빈 글러브 태그’였다.

판정이 번복되면서 한화는 1-1 동점을 만들었고, 연속해서 적시타가 터져 4-1로 역전했다.

노시환은 “박동원 선배가 나를 태그한 건 느꼈다. 하지만, 빈 글러브로 태그한 것 같았다”며 “바로 심판께 세이프라고 말씀드렸고, 김경문 감독님이 비디오 판독을 신청하면서 득점으로 바뀌었다”고 흐뭇한 표정으로 말했다.

노시환, 세이프

(서울=연합뉴스) 한화 노시환이 26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와 홈 경기, 7회말 포수 태그를 피해 홈을 밟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체념한 듯한 표정’도 “계획된 것”이라고 밝혔다.

노시환은 “‘그냥 나를 죽여’라는 듯한 제스처로 상대가 방심하게 했다. 포스 태그를 피할 때도 ‘스리 피트’를 넘어가지 않도록 신경 썼다”며 “런다운에 걸렸을 때를 가정하면서 ‘이렇게 해보자’는 상상을 해봤는데, 오늘 그 전략을 사용했고 통했다”고 웃었다.

판정이 번복되는 순간, 한화 더그어웃에서 함성이 터졌다.

올 시즌 개인 최다인 32홈런을 친 거포 노시환은 “오늘 경기 분위기를 바꾼 주루여서 홈런 쳤을 때보다 기분 좋았다”라고 말했다.

환하게 웃는 노시

(대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한화 노시환이 26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와 홈 경기, 7회말 재치 있는 주루로 동점 득점을 만든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팬들은 26∼28일 한화와 LG가 벌이는 3연전을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라고 부른다.

LG가 이번 3연전에서 2승을 거두면,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하는 터라 ‘안방에서 상대의 우승 세리머니를 볼 수 없다’는 한화 선수들의 의지도 강하다.

1만7천명의 만원 관중 앞에서 특급 주루를 선보인 노시환은 “나는 아직 포스트시즌(PS)을 치른 적이 없는데, 선배들이 오늘 ‘PS 분위기가 난다’라고 하셨다”며 “PS 맛보기를 했는데 정말 재밌었다. 불타오르는 기분이었다”라고 활짝 웃었다.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에서 특급 주루를 펼친 노시환은 “분위기를 이어가서 내일도, 모레도 이길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jiks79@yna.co.kr

Author: NEWSPIC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