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 ‘리비아 불법 자금 사건’으로 징역 5년 선고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 ‘리비아 불법 자금 사건’으로 징역 5년 선고

니콜라 사르코지(70) 전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25일(현지시간) 리비아 국가 지도자였던 무아마르 카다피로부터 수백만 유로의 불법 자금 조달을 공모한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다만 파리 형사법원은 뇌물 수수, 불법 선거 자금 조달을 포함한 다른 모든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사르코지는 항소 의사를 밝혔으나, 이번 유죄 판결에 따라 항소를 제기하더라도 수감 생활을 하게 된다.

2007~2012년 대통령으로 재임한 사르코지는 “법치주의에 매우 심각한 타격을 입히는” 판결이라며 비난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정치적 음해라고 주장하는 사르코지는 지난 2007년 대선 자금으로 카다피의 자금을 사용했다는 혐의를 받아왔다.

검찰 측 주장에 따르면 그 대가로 서방 국가들 사이에서 왕따로 불렸던 카다피의 이미지를 개선해주겠다고 약속했다.

나탈리 가바리노 판사는 사르코지가 선거 자금을 지원받도록 측근들이 리비아 관료들과 접촉하게 허용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사르코지가 불법 선거 자금을 직접 받았다고 단정할 증거는 충분하지 않다고 봤다.

한편 사르코지는 징역 5년에 벌금 10만유로(약 1억6000만원)도 선고받았다.

판사가 판결을 낭독하자 법정에는 놀라움 속에 숨을 삼키는 소리가 퍼졌다.

사르코지는 앞으로 며칠 내 파리 교도소에 수감될 수 있다. 이는 프랑스 역대 대통령으로서는 전례 없는 일로, 이번 재판은 물론 다른 사건에 대해서도 줄곧 무죄를 주장해 온 그에게는 큰 치욕이 될 것이다.

사르코지는 법원 밖에서 “오늘 일어난 일은 … 법치주의와 사법제도에 대한 신뢰에 있어 매우 중대한 사안”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그들이 꼭 내가 감옥에서 자기를 원한다면, 나는 감옥에서 자겠지만, 고개를 높이 들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의 조사는 지난 2013년 시작되었다. 카다피의 차남인 사이프 알 이슬람이 사르코지가 선거 자금으로 아버지로부터 수백만 유로를 받았다고 최초로 폭로한 지 2년이 흐른 뒤였다.

이듬해 프랑스와 중동 간 중개자로 오랫동안 활동해온 레바논의 사업가 지아드 타키딘이 나서 자신에게는 사르코지의 선거 운동이 리비아로부터 “풍부한” 자금 지원을 받았으며, 그가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5000만유로 상당의 자금이 계속 지급되었음을 증명할 서면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재판에서는 클로드 게앙 전 내무장관, 브리스 오르트푀 전 내무장관 등도 함께 기소되었다. 법원은 게앙에게는 뇌물수수 혐의 등에 유죄를 선고하였으며, 오르트푀는 불법적인 공모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한편 이탈리아 출신 슈퍼모델이자 가수로, 사르코지의 아내인 카를라 브루니-사르코지는 지난해 카다피 사건과 관련된 증거를 은닉하고, 사기 행위를 공모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다만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2012년 재선에서 실패한 사르코지는 이후 여러 차례 형사 수사의 대상이 되었다.

지난해 2월에는 지난 2012년 재선 운동 중 예산을 초과 지출한 뒤 홍보팀을 고용하여 이를 무마하려 했다는 혐의에 대해 유죄판결을 받았으나, 이에 항소를 제기했다. 당시 1년 형을 선고받았으며, 이 중 6개월은 집행유예가 적용되었다.

2021년에는 2014년에 한 판사에게 뇌물을 건네려 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프랑스 전직 대통령 중 최초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파리 항소법원은 그가 교도소 대신 추적 장치를 착용한 채 자택에서 형을 치를 수 있도록 판결했다.

Author: NEWSPIC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