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서울대병원 노조가 24일 무기한 파업을 시작하면서 수술 지연 등 환자 진료 공백이 현실화됐다. 노조 측은 요구안이 받아들여지기 전까지 무기한 파업을 이어갈 것을 시사해 환자 불안 또한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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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학교병원 노동조합은 이날부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의료공공성 강화 △환자 안전 위한 인력 충원 △임금 체계 개편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주부터 파업사태 해결을 위해 매일 단체교섭을 진행할 것을 촉구했지만 병원은 파업 전 단체교섭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이 전날(23일) 실무교섭조차 응하지 않았다”면서 “요구안이 관철되기 전까지 무기한 파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 측은 이날 파업 기자회견과 출정식을 갖고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에 대한 사퇴를 요구하며 정부가 직접 나서서 서울대병원 파업 사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서울대병원 노조의 무기한 파업은 2017년 이후 8년 만이다. 당시 서울대병원 노조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의료공공성 확대 △간호인력 노동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을 진행했다. 이에 병원 측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응하면서 3일 만에 파업이 종료됐다.
이번 무기한 파업에도 불구하고 노조 측은 응급실 진료 등 필수 의료 업무가 이어질 수 있게끔 최소한의 인력을 배치할 계획이다. 외래 진료에도 대체 인력이 투입돼 정상 진료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서울대병원과 서울대어린이병원 외래 진료는 평소보다 한산한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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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입원 진료와 수술은 차질을 빚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외래 진료는 그나마 상황이 괜찮지만 파업으로 환자 입원이 어려워 수술 예정인 환자들이 입원을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내일 수술 환자들이 아무도 입원 못한다고 아침에 연락 받았다”면서 “일부 진료과는 신규 입원 불가인 곳도 있다”고 했다.
병원을 찾은 환자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환자 이 모씨는 “오전 5시부터 와서 기다리는 중”이라며 “외래 진료는 받을 수 있다고 해서 병원에 오긴 했지만, 파업이 길어지면 혹시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무기한 파업이 시작되자 병원 측은 진료 공백 최소화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측은 “응급실, 중환자실 등은 필수의료인력 유지해야 곳이라 차질 없이 운영되고 있다”면서 “검사 등에서 일부 지연이 발생할 수는 있는데 가능한 모든 인력과 수단을 동원해 환자 불편과 진료 차질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교섭에 성실히 임해 신속히 진료 공백을 해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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