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샷 사구 후유증, 황성빈 아닌 박정훈에 왔다…”어린 선수라 컨트롤 쉽지 않아” [수원 현장]

헤드샷 사구 후유증, 황성빈 아닌 박정훈에 왔다…”어린 선수라 컨트롤 쉽지 않아” [수원 현장]

(엑스포츠뉴스 수원, 김지수 기자) 키움 히어로즈 좌완 파이어볼러 유망주 박정훈이 프로 데뷔 첫해 큰 성장통을 겪고 있다.

일단 사령탑은 구위, 밸런스보다 심리적인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설종진 감독 대행이 이끄는 키움은 지난 2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팀 간 16차전에서 0-7로 완패했다. 야수 실책,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의 부진, 타선 침체가 겹치면서 고개를 숙였다.

키움은 이미 일찌감치 3년 연속 최하위가 확정된 상태였다. 후반기에는 선수단에 승리를 통한 ‘성공 체험’ 못지 않게 주축 유망주들의 경험 쌓기에 게임 운영 초점이 맞춰졌다.

설 대행은 지난 7월 중순 홍원기 전 감독의 경질로 2군 감독에서 1군 감독 대행으로 보직을 옮겼다. 자신이 직접 퓨처스 팀에서 지도했던 선수들에게 최대한 기회를 주기 위해 노력했다. 

설 대행이 큰 기대를 했던 선수 중 한 명이 박정훈이다.

2006년생인 박정훈은 올해 비봉고를 졸업하고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전체 28순위로 입단한 유망주다. 신장 192cm, 체중 103kg의 다부진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140km/h 중후반대 빠른 공이 강점으로 꼽힌다.

박정훈은 2025시즌 퓨처스리그 성적이 18경기 32⅓이닝 1승2패 1홀드, 평균자책점 9.74로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려웠다. 볼넷 30개, 몸에 맞는 공 5개 등 이닝당 1개 이상의 4사구를 기록했고, 피안타율도 0.304에 달했다.

설 대행은 일단 박정훈의 퓨처스리그 성적보다 잠재력에 주목했다. 지난 8월 30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시작으로 선발투수로 기회를 줬다.

박정훈은 지난 5일 삼성 라이온즈전 2⅔이닝 2피안타 2볼넷 1탈삼진 1실점(비자책), 9일 LG 트윈스전 3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세이브로 성장세를 보여줬다. 설종진 대행도 재차 선발등판 기회를 부여했다.

그러나 박정훈은 지난 15일 한화 이글스전 3⅔이닝 4피안타 6볼넷 1사구 3탈삼진 6실점, 20일 롯데 자이언츠전 ⅔이닝 5볼넷 1사구 2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설 대행은 박정훈이 지난 20일 롯데전에서 키움이 2-0으로 앞선 1회말 선두타자 황성빈에 사구를 내준 부분이 선수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 

박정훈은 당시 1볼 1스트라이크에서 3구째 슬라이더를 구사했지만 제구가 되지 않으면서 황성빈의 머리에 그대로 맞았다. 변화구였기 때문에 헤드샷 사구 퇴장 규정이 적용되지는 않았지만 키움, 롯데 벤치 모두 놀랄 수밖에 없는 순간이었다.

박정훈은 황급히 황성빈에 사과했고, 황성빈도 웃는 얼굴로 박정훈을 안심시켰다. 박정훈은 그러나 이후 볼넷은 연발하면서 결국 1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교체됐다.

설 대행은 “황성빈의 머리에 맞은 게 어린 박정훈의 마음에 크게 영향을 준 것 같다. 지난 20일 게임은 이 부분 때문에 흔들렸다고 보고 있다”며 “박정훈을 선발투수로 기용하면서 ‘한 번 더 기회를 줘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어린 선수이다 보니 마인드 컨트롤이 쉽지 않았던 것 같다”고 안타깝게 말했다.

또 “우리가 잔여 경기가 많지 않아 박정훈에게 한 번 더 선발등판 기회를 줄 수는 없다. 박정훈은 불펜으로 남은 시즌을 치를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박정훈은 그러나 지난 23일 KT전에서도 제구가 잡히지 않았다. 키움이 0-5로 뒤진 7회초 이닝 시작과 함께 마운드에 올랐지만 선두타자 허경민에 몸에 맞는 공, 스티븐슨에 볼넷을 내주면서 무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다. 설종진 대행도 투수를 박윤성으로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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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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