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한학자 통일교 총재 구속과 통일교의 격변

[기획특집] 한학자 통일교 총재 구속과 통일교의 격변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9월 23일 법정 구속돼 후폭풍이 거세다.

[CEONEWS=배준철 기자] 통일교 총재 한학자(81)가 불법 정치자금 제공 혐의 등으로 구속되면서 창단 71년 만에 통일교가 전례 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정교유착 국정농단”이라는 중대한 사회적 논란과 함께 교단 내부에서는 지도부 사퇴 요구가 확산되며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메시아의 독생녀’에서 교단 총재까지의 여정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9월 23일 법정 구속돼 후폭풍이 거세다.

한학자 총재는 1943년 한국에서 태어나 어릴 적부터 통일교 내에서 ‘메시아의 독생녀’로 숭배받았다. 통일교 창시자 문선명(1920~2012)과 결혼해 ‘참어머님’이라는 칭호를 얻으며 교단 내 절대적 권위를 구축했다. 1960년대 초 문선명 총재가 추진한 ‘축복결혼’ 의식을 통해 종교적 혈통 계승의 상징적 인물이 된 한 총재는 다수의 자녀를 두며 통일교 교리의 ‘참사랑’과 ‘축복’을 몸소 실천하는 존재로 여겨졌다. 2012년 문선명 총재 사망 이후 공식적으로 통일교 총재직을 승계한 한 총재는 교단 내 분열과 위기 극복에 나섰다. 그는 통일교를 단순한 종교 단체를 넘어 국제적 영향력을 가진 정치·사회 운동 집단으로 변모시켰다.

■급속 성장과 세계적 확산, 그리고 정치권 밀착

통일교는 1954년 창립 이래 급속한 성장세를 보였다. 1980~90년대 미국과 일본, 유럽에서 선교와 사업을 병행하며 영향력을 확장했고, 특히 한국 내에서는 보수 정치권과의 밀착 관계를 구축했다. 한학자 총재 체제에서 이러한 ‘정교유착’은 더욱 노골화됐다. 통일교는 각종 정치 행사 후원과 정치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영향력 확대를 도모했고, 이는 결국 불법 정치자금 제공이라는 중대한 법적 문제로 이어졌다. 교단 내부에서는 한 총재의 이러한 정치 개입이 통일교의 순수한 종교적 사명을 훼손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절대적 권위 체계 하에서 공개적인 반대는 어려웠다.

■구속영장 발부의 충격파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9월 23일 법정 구속돼 후폭풍이 거세다.

2025년 9월, 한학자 총재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1억 원대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았다. 법원은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고, 결국 23일 구속됐다. 이와 함께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 명품을 선물한 혐의, 통일교단 비용으로 명품 선물을 구매한 횡령 의혹, 해외 원정 도박 의혹 등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파장이 확산됐다. 특히 권성동 의원에게 금품이 담긴 쇼핑백을 직접 전달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종교 지도자가 정치권력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통일교 총재 구속은 창단 이래 처음 있는 초유의 사태로, 교단 전체가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가족들의 반기와 내부 분열 심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9월 23일 법정 구속돼 후폭풍이 거세다.

한학자 총재 구속 직후 그의 장남·차남 일가가 직접 나서 현 지도부의 전면 사퇴를 촉구하며 파장이 커졌다. 손자 문신출·문신흥 씨와 며느리 문연아·문훈숙 씨는 공개 성명을 통해 비상대책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이들은 “‘참어머님'(한 총재)의 뜻을 받들어 교단 위기 대응에 나서야 한다”며 “홀리마더를 제대로 모시지 못한 지도부의 깊은 회개와 백의종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통일교 전국 교구장들도 이 같은 입장에 동조하며 “정 전 부원장의 전면 사퇴와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할 것”을 요구했다. 내부 신도들 사이에서는 “현 지도부가 현실 정치 참여의 위험성을 무시하고 교단을 위기에 빠뜨렸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71년 전통 교단의 정체성 위기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9월 23일 법정 구속돼 후폭풍이 거세다.

한학자 총재 구속 사태는 통일교가 단순히 개인의 일탈을 넘어 구조적 문제에 직면했음을 보여준다. ‘정교일치’라는 교단의 핵심 이념이 불법적인 정치 개입으로 변질되면서 종교 본연의 가치를 훼손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통일교는 그동안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이라는 명칭으로 평화와 화합을 추구한다고 표방해 왔지만, 실제로는 특정 정치 세력과의 유착을 통해 영향력 확대에만 몰두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종교인의 정치 개입에 대한 사회적 경계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통일교의 행보는 종교 전반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해외 교세에도 타격 불가피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9월 23일 법정 구속돼 후폭풍이 거세다.

통일교는 현재 194개국에 교회를 두고 있으며, 특히 일본과 미국에서 상당한 교세를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본부에서 발생한 이번 사태는 해외 교단 운영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통일교는 이미 전 통일교 회장 피살 사건과 관련해 사회적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도 한국 본부의 불법 행위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통일교 관계자는 “해외 교단들이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한국 본부의 영향력 하에 있어 파급효과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법적 처벌과 사회적 책임 추궁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9월 23일 법정 구속돼 후폭풍이 거세다.

검찰은 한학자 총재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며 통일교의 정치자금 제공 실태를 전면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권성동 의원 외에도 다른 정치인들에게 제공된 금품이 있는지, 그 규모와 대가성은 무엇인지가 수사의 핵심이다. 또한 김건희 여사에게 제공된 명품의 구매 경위와 자금 출처, 해외 도박 자금 조달 과정 등도 철저히 규명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통일교의 재정 운용 실태와 불투명한 자금 흐름이 전면적으로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법조계에서는 “종교 지도자의 정치자금 제공은 단순한 정치자금법 위반을 넘어 종교와 정치의 분리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며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위기 극복을 위한 근본적 개혁 과제

통일교가 이번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교분리’ 원칙을 확립하고 투명한 교단 운영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종교학계에서는 “통일교가 진정한 종교 공동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정치적 야망을 포기하고 순수한 신앙 활동에만 집중해야 한다”며 “교단 지도부의 전면적인 쇄신과 함께 민주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또한 신도들의 헌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투명하게 공개하고, 교단 재정의 건전성을 확보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로 지적된다.

■새로운 100년을 향한 선택의 기로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9월 23일 법정 구속돼 후폭풍이 거세다.

한학자 총재 구속으로 통일교는 창단 이래 가장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정교일치’라는 구조적 모순이 낳은 필연적 결과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통일교가 이번 위기를 전환점으로 삼아 진정한 종교 공동체로 거듭날 수 있을지, 아니면 과거의 권력 지향적 행태를 반복할지는 앞으로의 대응에 달려 있다. 비상대책협의체 구성과 지도부 교체가 현실화되면서 통일교는 새로운 리더십 체계 확립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정치권과의 관계 정리, 불법 정치자금 문제 해결, 신도 및 사회와의 신뢰 회복은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닐 것이다. 한국 사회에 확산된 ‘종교와 정치의 부적절한 결탁’에 대한 비판 여론은 통일교의 이미지 회복에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에서 통일교를 바라보는 시선이 더욱 엄격해지고 있는 만큼, 교단은 법적·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을 넘어 미래를 위한 근본적 혁신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71년 전통의 통일교가 지금 겪고 있는 위기는 ‘종교 지도자의 정치 개입’이 가져온 구조적 모순의 폭로다. 한학자 총재가 남긴 유산과 부침은 통일교의 새로운 100년을 설계하는 중요한 교훈으로 남을 것이며, 이번 사태를 통해 통일교가 진정한 종교적 가치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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