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레알마드리드가 샤비 알론소 감독 체제에서 패배를 잊었다.
24일(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의 에스타디 시우타트 데 발렌시아에서 2025-2026 스페인 라리가 6라운드를 치른 레알이 레반테에 4-1 대승을 거뒀다. 레알은 리그 6경기 전승으로 리그 2위 바르셀로나(승점 13)와 5점 차 선두를 질주했다.
이날 레알은 공격진의 맹활약으로 편안한 승리를 거뒀다. 경기 초반부터 서서히 공세를 높이다가 전반 28분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오른쪽 페널티박스에서 환상적인 아웃프런트 슈팅으로 득점하며 앞서나갔다. 무작정 강하게 차지 않고 득점할 수 있는 유일한 길로 시도한 기술적인 슈팅이었다. 전반 38분에는 역습 상황에서 비니시우스의 패스를 받은 프랑코 마스탄투오노가 페널티박스 안까지 공을 몰고 간 뒤 오른발 슈팅으로 오른쪽 골문 상단에 공을 꽂아넣었다.
후반에는 킬리안 음바페가 빛났다. 에타 에용의 추격골로 레알이 2-1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후반 19분 본인이 직접 얻어낸 페널티킥을 파넨카로 처리하는 대담함을 발휘했다. 불과 2분 뒤에는 아르다 귈러의 환상적인 스루패스를 이어받아 골키퍼까지 제친 뒤 여유로운 슈팅으로 골망을 가르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레알이 패배를 잊고 질주한다. 2025 클럽 월드컵에서는 4강에서 파리생제르맹(PSG)에 패하며 아쉬움을 삼켰지만, 시즌 개막 후에는 모든 대회 7경기 전승을 거두며 호조를 달렸다. 레반테, 레알오비에도와 같은 하위권 팀에만 대승을 거둔 건 아쉬움이 있지만, 신승도 승점 3점이며 어떻게든 승리를 가져오는 건 강팀의 필수 요건이다.
알론소 감독도 바이어04레버쿠젠에서 이룩한 업적들이 운이 아니었음을 증명 중이다. 알론소 감독은 2022-2023시즌 도중 레버쿠젠에 부임해 강등권에 있던 팀을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진출로 이끌었고, 2023-2024시즌에는 독일 분데스리가 최초의 무패 우승으로 레버투젠에 창단 첫 리그 우승을 선사했다. 2024-2025시즌에는 무관에 그쳤지만 시즌 초반 부진을 뒤엎는 후반기 성적으로 지도자 역량을 입증했다.
레알에서는 한층 발전한 모습이다. 레버쿠젠에서는 3-4-2-1에 가까운 전형을 바꾼 적이 없었던 것에 비해 레알에서는 선수 구성에 따라 스리백과 포백을 자유롭게 혼용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강한 전방압박과 촘촘한 공수 간격을 통해 조직력을 높여 어떤 포메이션이든 안정적인 경기력이 나올 수 있도록 만들었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 시절 숱한 성과에도 지적받던 부족한 로테이션과 선수 개인 기량에 의존하는 플레이도 알론소 감독 체제에서 많이 줄었다.
알론소 감독은 시즌 초반 호조에도 방심을 경계했다. 레반테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아직 발전 단계에 있다. 클럽 월드컵을 치르고 본격적으로 색채를 입힌 지 51일밖에 되지 않았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우리는 모든 대회에서 경쟁할 단단한 기반을 구축하는 중”이라며 보다 완벽한 축구를 추구하고자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레알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발롱도르 시상식에 선수단이 모두 불참하며 비판 여론을 맞았다. 작년에는 비니시우스의 발롱도르 무산 소식에 보이콧을 선언했고, 이번에는 특별한 이유 없이 시상식을 찾지 않았다. 관련해 알론소 감독은 레반테와 경기 전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경기를 앞뒀고, 모든 경기가 중요하다. 내 시선은 시상식에 있지 않다”라고 간단히 말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