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손흥민이 팀 동료 드니 부앙가를 향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메이저리그사커(MLS) 무대에서 매 경기 득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부앙가는 MLS 역사상 처음으로 3시즌 연속 20골 고지를 밟으며 리그 역사를 새로 썼다.
손흥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유럽에서도 이런 선수를 찾는 건 쉽지 않다’며 동료의 성취를 높이 평가했다.
LAFC는 2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MLS 정규리그 31라운드에서 레알 솔트레이크를 4-1로 꺾었다. 전반 초반 실점으로 끌려갔지만 손흥민과 부앙가로 구성된 ‘흥부 듀오’가 다시 한번 빛을 발하며 분위기를 뒤집었다.
전반 추가시간 손흥민의 감각적인 패스를 부앙가가 동점골로 연결한 장면은 이날 경기의 터닝 포인트였다. 불과 몇 분 뒤 손흥민이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역전골을 직접 터뜨리면서 LAFC는 전반을 2-1로 마쳤다.
이후 후반전은 부앙가의 무대였다. 그는 후반 27분 추가골, 후반 42분 해트트릭을 완성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부앙가는 이번 솔트레이크전 해트트릭을 통해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와 시즌 득점 공동선두가 되는 기염을 토했다. 프랑스와 가봉 2중국적으로, 가봉 국가대표팀에서 뛰는 부앙가는 프랑스 리그1 생테티엔에서 3년간 활약하다가 LAFC로 왔다. 생테티엔에선 리그1 시즌 10골이 최다 득점이었지만 미국에 와서 달라진 골결정력을 선보이는 중이다.
부앙가는 이날 3골과 함께 LAFC의 공식대회 144경기 94골을 터트리며 팀 통산 최다 득점 주인공으로도 올라섰다. 멕시코 레전드 공격수 카를로스 벨라의 186경기 93골을 깨트렸다.
LAFC는 지난 8월 손흥민이 합류하기 전까지 부앙가가 혼자서 득점 부담을 떠안았지만, 손흥민이 가세하면서 최전방에서 둘의 시너지 효과는 득점 폭발로 이어지고 있다. 부앙가는 LAFC를 떠나 다른 곳으로 갈 생각도 했지만 손흥민이 온다는 소식에 지난여름 잔류를 결심했다. 부앙가의 결단이 옳았음을 손흥민이 이타적인 플레이를 통해 증명하고 있다.
부앙가는 경기 후 MLS 공식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매 경기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려고 한다. 그것이 골이든 도움이든 중요하다”며 “득점왕 경쟁은 목표지만, 무엇보다 팀을 위해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부앙가와 함께 인터뷰 자리에 참석한 손흥민도 부앙가를 향한 칭찬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오늘은 환상적인 저녁이었다. 드니가 정말 자랑스럽다”며 “유럽에서도 3년 연속 20골 이상 넣는 선수는 흔치 않다. 그가 우리 팀에 있다는 건 대단한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의 골은 우연이나 행운이 아니다. 항상 득점할 위치에 서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료들이 그 점을 감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앙가와 자신의 호흡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이런 수준의 선수와 함께 뛰면 특별히 많은 걸 하지 않아도 된다. 어떻게 하면 이 선수가 좋아하는 플레이를 할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더 빛날 수 있을지를 생각한다”며 “짧은 시간 안에 서로 이해도가 높아져 시너지 효과가 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손흥민의 합류 이후 부앙가의 득점력은 한층 강화됐다. 손흥민의 LAFC 이적 후 두 선수가 함께 뛴 최근 세 경기에서 부앙가는 무려 7골을 몰아쳤다.
현지 언론들도 두 선수의 조합을 “강력한 콤비”라고 평가하며 LAFC 공격의 핵심이며 상호 보완적인 관계가 팀의 공격력을 배가시키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편, LAFC는 이번 승리로 서부 콘퍼런스 4위(승점 50)에 오르며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지었다.
손흥민은 이에 대해 “플레이오프 진출이 끝이 아니다. 더 높은 순위를 위해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고, 부상 없이 잘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매체들은 손흥민과 부앙가의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주목하면서 LAFC가 정규리그 순위에 상관 없이 ‘가을축구’로 불리는 플레이오프에서 엄청난 위력을 선보이며 우승에도 도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파비안 렝켈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