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로 접어드는 9월, 강과 호수에는 특별한 풍경이 펼쳐진다. 물결이 잔잔히 이는 호수 위로 작은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풀려나며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경기 평택시는 평택호와 남양호에 토종어류인 동자개 치어 23만 3000여 마리를 방류한다고 밝혔다. 지역 수생 생태계 회복과 어업인 소득 증대를 위한 정책적 차원의 움직임이다.
이번에 방류되는 동자개 치어는 모두 4cm 이상 크기로 길러진 개체들이다. 이를 통해 생태계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요소를 최소화하고 건강한 개체들이 자연에 정착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방류로 2~3년 뒤 동자개가 상품성을 갖춘 성어로 성장하면 내수면 어업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 토종 민물고기, 동자개
동자개는 한국의 하천과 강에서 흔히 발견되는 대표 토종 민물고기다. 주로 물의 흐름이 완만한 큰 강의 중·하류나 호수 바닥 근처에 서식한다. ‘빠각빠각’ 소리를 내는 특성 때문에 빠가사리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몸길이는 보통 10~20cm 정도이며 드물게 30cm까지 자라기도 한다. 황갈색 바탕에 검은 반점과 세로줄 무늬가 섞여 있어 하천 바닥 환경과 자연스럽게 위장된다. 이는 포식자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중요한 생존 전략이다.
동자개는 육식성으로 작은 물고기, 수서곤충, 갑각류를 먹는다. 사냥할 때는 은신처 근처에서 매복하다가 빠르게 움직이며 먹이를 낚아챈다. 수온 20~25℃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며, 번식기는 5~6월이다. 이 시기 수컷은 암컷을 유인하기 위해 평소보다 밝은색을 띤다. 암컷은 알을 돌이나 수초에 낳으며, 수컷이 직접 알을 지킨다. 이러한 습성은 동자개가 안정적으로 개체 수를 이어가도록 돕는 중요한 과정이다.
동자개는 수질 오염에 매우 민감해 맑고 깨끗한 물에서만 잘 서식하기 때문에 하천 환경을 판단하는 지표종으로 평가된다. 한국에서는 한강, 금강, 낙동강 등 주요 하천 전역에서 발견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질 오염, 하천 개발, 외래종 유입 등 여러 요인으로 개체 수가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방류 사업의 필요성과 기대 효과
동자개는 생태적 가치뿐 아니라 경제적 가치도 크다. 낚시꾼들에게 인기가 높은 어종이며, 내수면 어업인의 주요 어획 대상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개체 수 감소는 생태계 문제에 그치지 않고 어업 기반에도 직접적 영향을 준다. 이런 이유로 각 지자체는 주기적으로 동자개 치어를 방류해 개체 수를 유지하고 있다.
평택시의 이번 방류는 어업인의 소득을 늘리기 위한 차원이 아니다. 동자개가 안정적으로 정착해 수년 뒤 개체군이 늘어나면 하천 생태계 전체의 균형을 회복할 수 있다. 동자개가 늘어난 강과 호수는 자연스레 다른 어종과 생물들에게도 서식 공간을 제공하게 된다.
생태계 회복을 위한 토종 방류
수질 오염과 외래종 유입으로 약화된 토종 생태계를 되살리기 위해 동자개 방류 사업은 전국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정 어종이 줄어들면 그와 연결된 먹이사슬 전체에 변동이 생기기 때문에 지자체 차원에서 토종어류를 적극적으로 보전하고 방류하는 움직임은 생태적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으로 평가된다.
평택호와 남양호에 방류될 동자개 23만 3000마리는 몇 년 뒤 성어로 성장해 다시 알을 낳고, 토종어류의 흐름을 이어가며 지역 생태계의 근간을 지탱할 존재들이다. 동시에 내수면 어업 활성화와 수산자원 회복이라는 현실적 성과도 가져올 수 있다.
결국 동자개 방류는 한 번의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수년 뒤 모습을 기대할 수 있는 장기적 사업이다. 깨끗한 하천 환경을 유지하고 토종 어류의 개체 수를 회복하는 노력은 지역 사회와 어업인에게 동시에 이익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