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올해 증시 주도주인 ‘조방원’(조선·방산·원전)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가총액 상위권에 대거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금융과 자동차 종목은 미끄러지는 등 국내 시총 상위권의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코스피 시총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16개 종목이 지난해 말 대비 순위가 변경됐다.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LG에너지솔루션(37322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등 시총 상위 1위부터 4위 종목만이 자리를 지켰다.
순위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원전 대장주인 두산에너빌리티(034020)로 지난해 말 38위에서 이달 11위로 27계단 뛰었다. 이 기간 시총은 11조 2420억원에서 39조 5870억원으로 3.5배가량 증가했다. 올해 들어 주가 상승률은 252%에 달했다.
두 번째로 순위 상승 폭이 큰 종목은 방산 대장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로 지난해 말 28위에서 5위로 23계단 올랐다. 올해 들어 주가 상승률은 186%다.
조선주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한화오션(042660)은 지난해 말 34위에서 이달 14위로 순위가 20계단 뛰었고 HD한국조선해양(009540)도 같은 기간 25위에서 16위로 9계단 올랐다.
반면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실망 매물이 출회했던 금융주는 내림세를 보였다. 신한지주(055550)는 지난해 말 12위에서 이달 15위로 순위가 3계단 밀렸고 KB금융(105560)도 9위에서 10위로 1계단 내렸다.
자동차주 역시 현대차(005380)가 같은 기간 5위에서 8위로, 기아(000270)가 7위에서 9위로 줄줄이 밀려났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시총 상위 20개 종목 중 17개 종목 순위가 바뀌었다. 제자리를 지킨 건 시총 1위 알테오젠(196170)과 2위 에코프로비엠(247540), 4위 에코프로(086520)에 그쳤다.
순위 상승 폭이 가장 큰 종목은 에이비엘바이오(298380)로 지난해 말 순위 30위에서 이달 6위로 24계단 뛰어올랐다. 올해 신약 개발 성과를 연이어 발표하면서 주가가 급등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두 번째로 순위가 많이 오른 종목은 비만치료제 관련주인 펩트론(087010)으로 지난해 말 15위에서 이달 3위로 12계단 뛰었다. 이어 바이오 기업 보로노이(310210)가 29위에서 18위로 11계단 상승했다.
파마리서치(214450)도 지난해 말 13위에서 이달 5위로 올라섰고 에스엠(041510)은 23위에서 15위로 8계단 올랐다.
반면 HLB(028300)은 같은 기간 3위에서 9위로 6계단 밀려나 하향 폭이 가장 컸다. 이어 휴젤(145020)이 기존 6위에서 11위로 5계단 밀려났다. 이밖에 클래시스(214150)(10위→14위), 삼천당제약(000250)(7위→10위), JYP엔터테인먼트(14위→17위), 리가켐바이오(141080)(5위→7위) 등이 줄줄이 내렸다.
증권가에서는 올 들어 조방원 업종의 상승 랠리가 이어져온 만큼 투자 과열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최근 주가 조정을 겪은 자동차주와 반도체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자동차, 이차전지 등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충분한 가운데 현재 가격대부터 단기 등락을 활용한 비중 확대가 가능하다”며 “조선, 방산, 화장품, 엔터 업종은 단기 과열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