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국내 고배당주와 미국 테크주를 한 바구니에 담아 구조적으로 지속적인 배당성장을 추구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새로 나왔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지난 2일 ‘KIWOOM 한국고배당&미국AI테크’ ETF를 상장했다. 이 ETF는 국내 고배당주 TOP15 지수와 미국 AI테크 TOP10 지수를 각각 70%, 30%의 고정 비중으로 결합해 투자한다.
국내 고배당 지수는 5년 연속 꾸준히 배당을 지급하고 2년 연속 흑자인 기업 가운데 시가배당률이 높은 상위 15개 종목으로 구성된다. 미국 AI 테크 지수는 자연어·키워드 분석을 활용해 AI 관련도가 높은 미국 기술주를 선별한 뒤 유동 시가총액 가중방식으로 상위 10개 글로벌 기술주에 투자한다. 투자 종목을 보면 DB손해보험(005830), 엔비디아, 삼성증권(016360), 현대엘리베이터(017800),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이 담겨있다.
이는 고배당 지수의 안정성과 AI 테크 지수의 성장성을 더해 배당과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이다. 기존의 배당성장 ETF가 배당을 꾸준히 늘리는 기업을 선별해 투자하는 방식이었던 것과 달리, 이 ETF는 성장주 수익을 배당주 매입으로 전환해 배당금이 장기적으로 성장하도록 설계됐다. 고배당 지수와 AI 테크 지수를 매월 7:3의 비율로 리밸런싱함에 따라 미국 AI 테크주의 상승분을 국내 고배당주 매입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해당 ETF는 국내 배당주와 미국 테크주에 동시에 투자함에 따라 일반 계좌에서 투자 시에도 손익통산 효과를 누릴 수 있다. ETF 내에서 미국 테크주에서 수익이 나고 국내 배당주에서 손실이 발생할 경우, 두 손익이 서로 상계돼 실제 남은 이익에 대해서만 과세된다. 또 미국 테크주가 손실일 경우에는 국내 배당주에서 발생한 배당금이 과표에 반영되더라도 손실분과 상계돼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반 계좌에서 미국 주식형 ETF와 한국 주식형 ETF에 각각 투자하는데 미국 주식은 3% 상승하고 한국 주식은 3% 하락, 3%의 분배금이 발생한 상황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경우 미국 주식형 ETF에 대해서는 상승분에 대해 15.4%를 과세하고, 한국 주식형 ETF에 대해서는 분배금 3%에 대해 15.4%의 과세가 이뤄진다. 그러나 한국 주식과 미국 주식이 결합된 상품으로 투자한 경우라면, 미국 주식 상승분과 한국 주식 손실분이 통산돼 이에 대해선 과세가 이뤄지지 않고, 분배금 3%에 대해서만 15.4% 과세가 이뤄진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배당주에서 발생하는 배당락 등 비과세 손실과 미국 주식에서 발생하는 과세이익이 통산되는 효과가 발생해 이를 각각 투자한 것보다 하나의 ETF로 투자하는 것이 세금상 유리하다”고 밝혔다.
해당 ETF는 매월 분배금을 지급하며, 총보수는 연 0.4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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