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정말 ‘악마’인가?…우리의 눈으로 본 일본의 모습

일본은 정말 ‘악마’인가?…우리의 눈으로 본 일본의 모습

“1951년에 열린 1차 한일회담 예비회의에서 한국 측 양유찬 대표가 ‘Let us bury the hatchet'(화해합시다)라고 말하자 일본 측 대표 치바 고가 ‘What is bury the hatchet'(뭘 화해하자는 말입니까?)라고 되물었다.”

역사를 반추하는 학자적 양심과 분노가 공감을 끌고 간다. 일본 역사의 격동의 세기를 쉬운 이야기 책으로 잘 버무렸다.

저자의 일본사관을 뽑아낸다면 이 부분일성싶다.

“우리의 역사 서술에서는 항상 일본을 악마화한다. 결국 한국을 집어삼킨 일본의 행위를 소급적용하는 사고습관이다. 한국인이라면 누군들 한국병합에 분노하지 않으랴. 그러나 모든 시기와 사건에서 일본은 항상 침략적이었다고 무작정 전제하는 것은 역사를 규탄의 재료로만 삼는 자세다. 이런 역사 교육은 맹목적인 적개심만을 갖게 해 우리의 현명한 대일 태도를 방해한다. 우리가 역사에서 얻어야 하는 것은 규탄만이 아니라 지혜다. 게다가 일방적인 인본의 악마화는 다른 세력들, 예를 들어 청이나 러시아 세력에 대한 비판을 무디게 한다. 더욱 심각한 점은 수많은 기회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침략 야욕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우리 자신, 특히 당시의 위정자들을 민족주의 혹은 반일이라는 이름으로 감싸는 것이다. 아마도 2000년 한국 역사상 가장 무능했을 당시의 위정자들을 치켜세우는 최근의 일부 논의는 그 적나라한 폐해다.”

‘시간과의 경쟁’으로 일본을 해석하는 학자도 있었다. 그간 나는 마루야마 마사오의 <일본 정치사상사 연구>에 상당히 경도되어 있다. 그래서 오규 소라이의 <논어징>을 대단히 중요한 저작으로 생각해 왔던 터고. 또 어린시절 의료사고 전문변호사로 일해왔던 때문인지 1774년 일본의 <해체신서>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일본의 근현대를 해석해왔다.

다시 교수의 생각이다.

“우리는 동아시아의 역사적 경험을 편견과 과장 없이 발굴해내어, 그것을 내재적으로 해석한 다음 거기서 지혜와 시사를 얻어야 할 것이다. 그때 근대 서양의 성취를 상대화할 필요는 있겠지만, 그것을 무리하게 폄하하는 ‘아시아주의’적 자세는 금물이다.”

고백건대 내가 읽기 위해 사는 책보다 나누기 위해 사는 책이 열 배쯤은 더 많을 것이다. 덕분에 책 선물 또한 과분할 정도다. 이 책은 기자 출신으로 서울시의 사무처장으로 일하고 있는 김용석 선생이 보내준 책이다. 감동으로 감사를 전한다.

▲<한국인의 눈으로 본 근대 일본의 역사> 박훈 글 ⓒ어크로스

Author: NEWSPIC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