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연극 ‘어느 날 문을 열고’가 오는 9월 19~27일 서울 성북구 미아리고개예술극장 무대에 다시 오른다.
‘인간증발’을 정면으로 다룬 프로젝트1인실의 작품이다. 2024년 국립극단 창작희곡 공모에서 ‘역행기’로 대상을 수상한 김주희 극작가가 썼다. 2022년 초연 당시 일본 사회의 증발 현상을 동시대 정체성 질문으로 확장해 주목받았다.
|
이번 재공연에서는 새로운 캐스팅과 변화한 맥락에 주목해 관객과 만난다. 극작가 김주희는 “이 극은 어느 기이한 문에 대한 시(時)다. 다른 사람, 다른 삶으로의 변화를 꿈꿨거나 등졌던 이들이라면 공감할 만한 내용을 다룬다”며 “증발은 과연 현실에 대한 대안일지 허상일지를 질문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연극은 도쿄 신주쿠 가부키초가 배경이다. ‘밤이사’ 업체를 운영하는 이치로와 증발자들의 정착을 돕는 메구미, 증발 상태인 린과 켄 등의 삶을 포착한다. 주로 경제붕괴와 맞물려 발생하는 사회적 사건인 증발을 현실과 환상, 정체성과 익명성을 실존 차원에서 해석해 ‘지금 여기의 나는 누구이고, 누구일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무대 위로 소환한다.
이번 무대는 2022년 문래예술공장 박스씨어터 초연 당시 함께했던 곽지숙·이준영·남수현·김진영·안주영이 다시 선다. 성근창과 곽영현이 합류한다. 곽지숙은 ‘몰타의 유대인’으로 제61회 백상예술대상 연극 연기상, ‘4분 12초’로 제44회 서울연극제 연기상을 수상해 기대를 모은다. 새로 합류한 곽영현도 ‘걸리버스’로 제59회 동아연극상 신인연기상을 받았다.
프로젝트1인실은 2019년에 극작가(김주희), 작곡가(민혜리), 연출가(임범규) 3인으로 출발한 연극단체다. 고립된 밀실에 속한 존재들의 목소리를 극장으로 운반하는 작업을 해왔다. 시적 희곡, 상징적이면서 직관적인 연출, 회화적인 음악을 바탕으로 활발히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이머시브 연극 ‘숲을 부르는 노래’(2025) △연극 ‘식탁’(2024) △‘어느 날 문을 열고’(2022) △‘낙원’(2019) 등이 있다.
연극 ‘어느 날 문을 열고’는 오는 9월 19일부터 9월 27일까지 공연한다. 예매는 놀(NOL)티켓을 통해 가능하다. 가격은 전석 3만5000원이다. 만 15세 중학생 이상 관람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