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시장 ‘승자독식’ 구조 굳어지나…2Q 쿠팡·컬리만 웃었다

이커머스 시장 ‘승자독식’ 구조 굳어지나…2Q 쿠팡·컬리만 웃었다

[이데일리 김지우 기자]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승자독식’ 구조가 굳어지는 형국이다. 지난 2분기 쿠팡과 컬리가 역대급 실적을 올리면서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한 반면 나머지 이커머스 기업들은 매출 감소와 적자 확대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물류 인프라 확보와 상품 차별화 전략이 시장내 입지를 가르는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쿠팡 신선센터 전경 (사진=쿠팡)

17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2분기에 매출 11조 9763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19.3%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342억원 적자에서 2093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업계에선 쿠팡이 풀필먼트(판매자의 물류 전 과정을 대행하는 서비스) 인프라에 6조원(누적기준) 이상 투자한 것이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테일 테크 기업 컬리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 보다 7.4% 증가한 5787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손익은 83억원 적자에서 13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도 31억원으로 창사 이래 첫 상반기 흑자를 달성했다. 냉장·냉동 물류를 활용한 프리미엄 상품 전략 효과다. 여기에 신사업인 판매자배송상품(3P)의 거래액이 증가한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반면 유통 대기업 계열사 이커머스 기업들의 성과는 부진했다. 우선 이마트(139480) 계열사 G마켓은 2분기 매출이 2812억원으로 전년대비 28.3% 급감했고, 영업손실은 298억원에 달했다. SSG닷컴 역시 매출은 11.4% 줄어든 3503억원에 그쳤고 영업손실은 310억원으로, 적자폭이 전년대비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롯데쇼핑(023530)의 롯데온도 매출 266억원, 영업손실 84억원으로 처참한 실적을 거뒀다. 이는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한 마케팅비 등 비용이 증가한 여파다.

이들 업체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략 수정에 나섰다. SSG닷컴은 배송 서비스 변화와 미식관·뷰티관 등 버티컬 전문관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생각이다. 또 이마트와 대형 행사를 동시에 운영하고, 단독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아울러 멤버십 무료가입 프로모션 진행, 신선보장제도 등을 통해 고객을 유인한다는 전략이다.

G마켓은 상품 경쟁력 향상에 집중키로 했다. 중소상공인과 지역 생산자를 발굴 및 지원해 상품 다양성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AI(인공지능) 기술 적용 범위를 확장해 소비자의 쇼핑 편의성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롯데온도 뷰티, 패션 버티컬 사업에 집중할 생각이다. 롯데온 관계자는 “하반기 최대 규모의 뷰티행사를 준비 중”이라며 “이커머스 업계 최초로 온누리상품권 가맹 등록을 완료해 전통시장 기반 가맹점들이 입점한 온누리스토어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쿠팡 등 중심의 승자독식 구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게 업계 판단이다. 실제 쿠팡은 자사 경쟁력의 강력한 원동력인 물류 인프라에 대한 추가적 투자 계획을 밝혔다. 오는 2026년까지 3조원을 더 투자하겠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풀필먼트 기반 경쟁력과 컬리의 프리미엄 포지셔닝이 이미 공고해진 상황에서 다른 이커머스 업체들이 단기간 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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